미국에 이어 유럽 최대 헤지펀드들이 지난달 대규모 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최근 불거진 '헤지펀드 위기설'이 현실화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윌리엄 도널슨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이 12일 "시장 평균수익률 이상을 추구하는 헤지펀드의 투자방식은 투자자들에게 엄청난 피해를 입힐 수 있다"고 경고하고 나서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유럽의 대표적 헤지펀드인 GLG 파트너스와 베가 에셋 매니지먼트,만그룹 등이 지난달 펀드 운용에서 손실을 봤다고 보도했다. 런던 소재 GLG 파트너스는 전환사채 차익거래 펀드의 운용수익률이 지난달 5.2% 하락했다고 밝혔다. 이 펀드는 지난 3월에 이어 두 달 연속 손실을 기록,운용자산 규모가 지난해 말 40억달러에서 현재 35억달러로 쪼그라 들었다. 스페인 마드리드와 미국 뉴욕에 소재한 베가 에셋 매니지먼트는 기업차입인수(LBO) 펀드 등 운용 중인 5개의 펀드에서 지난달 1~5%의 손실을 기록했다. 세계 2위 헤지펀드그룹인 런던 소재 만그룹의 경우도 선물관련 펀드 운용에서 지난달 3.1%의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WSJ는 이들 펀드의 손실이 최근 '헤지펀드 위기설'과 직접 관련된 것은 아니지만 모두 100억달러가 넘는 자금을 운용하는 대규모 헤지펀드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개라도 도산하면 파급효과가 엄청나다는 이야기다. 한편 윌리엄 도널슨 SEC위원장은 "최근 들어 유사한 투자전략을 구사하는 헤지펀드가 급증하면서 수익을 올리는 것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어 헤지펀드들이 투자자들에게 피해를 입힐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선태 기자 k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