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경기도 안산 반월공업단지에 위치한 남양공업 제1공장.최신 설비로 무장한 여덟 개 생산라인에서 자동차 제동장치의 핵심 부품인 브레이크 디스크가 30초마다 한 개씩 쏟아져 나오고 있었다.


각 생산라인에 배치된 인력은 단 두 명.가공→연마→자동측정 검사로 이어지는 복잡한 생산 과정을 이들이 전부 관리하지만 힘들어하는 기색은 찾아볼 수 없었다.


2001년 말 도입한 자동화 설비 덕분이다.


"4년 전에는 생산라인마다 여덟 명씩 달라붙어 수작업으로 모든 업무를 처리했습니다.


낮은 생산성과 높은 불량률 때문에 고민이 많았어요.


그러던 차에 현대차에서 '자동차 품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부품업체 불량률부터 잡아야 한다'며 문제점을 해결해 주겠다고 제안해 왔습니다."(홍남기 남양공업 부사장)


수개 월에 걸쳐 남양공업의 생산공정을 점검한 현대차의 해법은 '사람이 하는 일을 기계에 넘기라'는 것이었다.


현대차는 단순히 모범 답안만 제시하는 데 그치지 않고 남양공업에 적합한 설비까지 직접 제작,설치해줬다.


보다 높은 품질 목표도 건넸다.


브레이크 디스크의 각 부위별 두께 차 허용치를 15㎛에서 5㎛로 강화하는 동시에 부위별 무게 차 허용치도 150g에서 50g으로 낮췄다.


그러면서도 불량률은 2005년까지 절반 이하로 줄여야 한다는 단서를 달았다.


현대차 직원들은 수시로 남양공업을 방문하며 목표 달성 여부를 꼼꼼히 챙겼다.


그러기를 4년여.3864ppm(100만개당 불량품 수)에 달하던 불량률은 올해 1600ppm 수준으로 떨어졌다.


반면 생산성은 30% 이상 높아졌다.


남양공업의 또 다른 주력 품목인 조향장치의 경우 불량률이 1097ppm에서 120ppm으로 낮아졌다.


이 같은 성과를 인정받아 남양공업은 지난해 현대차에 납품하는 350여개 1차 협력 업체 중 단 세 곳만 획득한 '5스타' 인증을 받았다.


현대차의 도움을 받아 개발한 마그네슘 조향장치는 작년 말 과학기술부로부터 신기술상을 받는 등 세계적 기술력까지 갖췄다.


현대차를 '스승'으로 모시고 품질 경영 노하우를 전수받은 남양공업은 올초 자사에 납품하는 2차 협력 업체 20여곳을 '제자'로 받아들였다.


"현대차의 도움이 없었더라면 오늘날 최고의 품질 경쟁력을 자랑하는 남양공업은 존재할 수 없을 것입니다.


반대로 최근 들어 현대·기아차가 국내외에서 높은 품질력을 인정받고 있는 데는 남양공업이 한몫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2차 협력 업체와 벌이는 상생경영 프로그램을 마무리할 즈음에는 또 한번 업그레이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홍 부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