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지펀드 위기설로 세계증시가 크게 동요하고 있다. 미국 월가에서 일부 헤지펀드들이 정크본드(투기등급채권)로 떨어진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의 주식 및 채권을 대거 매입했다가 80억달러에 가까운 막대한 손실을 입었다는 소문이 흘러나오면서 뉴욕증시와 일본 한국 등 주요 증시에서 주가가 동반 급락했다. 10일 뉴욕증시에서 다우지수가 10,281.10으로 전날보다 0.99% 떨어진 데 이어 11일 한국 종합주가지수는 923.38,일본 닛케이 평균주가는 1만1120.70엔으로 각각 1.17%와 0.53% 내렸다. 위기설에 휩싸인 헤지펀드는 QVT펀드,JP모건이 운영하는 하이브리지 캐피털,영국계 GLP 파트너스 등이다. QVT 펀드는 "올 4월까지 2.6%의 수익률을 올렸다"며 소문은 근거가 없다고 해명했지만 월가는 바짝 긴장하는 모습이다. 더욱이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최근 수년간 헤지펀드가 급증하고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수익률이 급락하고 있다고 보도,위기설을 증폭시켰다. 이 신문은 헤지펀드 자문사인 헤네시그룹의 조사자료를 인용,지난 4월 헤지펀드 수익률이 1.8% 하락해 최근 1년간 월간 기준으로 최악의 성적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헤지펀드들의 올 4월까지 누적 수익률은 -1.6%로 떨어졌다. 헤네시그룹에 따르면 2000년대 들어 헤지펀드는 그 수와 자산 규모 면에서 연평균 20%씩 급성장했다. 헤지펀드는 4년 전 4800개,4000억달러 규모에서 최근에는 8000개,1조달러 수준으로 늘어났다. 플래티넘 캐피털 매니지먼트의 크레이그 리브스 사장은 "헤지펀드의 수와 규모가 커지면서 서로 투자기법을 모방하는 사례가 늘어나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는 헤지펀드들이 급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WSJ는 이날 "헤지펀드들이 수익률 악화로 펀드 자산을 청산할 것이라는 소문이 파다하다"며 "미국 금융계는 1998년 헤지펀드 롱텀캐피털매니지먼트(LTCM)가 파산 위기에 몰려 세계 금융시장을 뒤흔들었던 사태가 되풀이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WSJ는 "헤지펀드의 수익률이 계속해서 마이너스를 기록한다면 올 6월부터는 투자자금이 한꺼번에 빠져나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투자자들은 헤지펀드의 무더기 청산에 대비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뉴욕=고광철 특파원.유영석 기자 g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