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섭 화백 작품 위작 시비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이 화백의 미망인 야마모토 마사코 여사(84·한국명 이남덕)가 10일 도쿄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가졌다.


차남 태성씨(56)가 운영하는 세타가야쿠(區)의 액자가게에서 이뤄진 인터뷰에서 마사코 여사는 "아들이 유족 소장품은 모두 150여점이라고 검찰에 진술했다"고 밝혔다.


유족이 소장품 수를 공식적으로 밝히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마사코 여사는 "가족과 관련돼 공개하기 곤란한 그림들을 모두 포함한 것"이라며 "유화는 한 점도 없고 스케치 드로잉이 대부분"이라고 덧붙였다.


다음은 일문일답(일부는 태성씨가 답변했음).


-검찰에 어떤 내용을 진술했나.


"유족은 지금까지 누구로부터도 단 한 점의 이중섭 그림을 받은 적이 없다고 밝혔다.


또 지난 1월 말께 모방송사 관계자 일행이 가져온 그림 20~30점을 도쿄 프린스호텔에서 봤다는 점도 진술했다."


-국민들은 유족이 어떤 때는 '소장품이 없다' '10여점이다'는 등 말을 자주 바꾼 것에 대해 의구심을 갖고 있다.


"소장품이 많다고 하면 여기저기서 달라고 할까봐 '우린 작품 별로 없다'고밖에 얘기할 수 없었다."


-1979년 미도파화랑 전시에 앞서 이 화백의 조카인 영진씨가 유족으로부터 가져온 그림은 얼마나 되나.


"200점에서 250여점으로 알고 있다.


그림을 일일이 세어 주지 않았기 때문에 정확히 알 수 없다.


그림엽서가 대부분이었다."


-국내 일부 미술계 인사들은 이 화백 그림이 추가로 공개되는 것을 달갑게 여기지 않는 것 같다.


"수요 공급 차원에서 보면 당연하지 않겠나.


일부 소장가들은 '그림 많이 내놓지 말라'고 조언한다.


하지만 유족 입장에서는 유작을 보여줄 수밖에 없지 않은가."


-이 화백 그림이 어느 정도 될 것이라고 생각하나.


"한국에서는 300여점으로 알려져 있지만 이보다는 훨씬 많다고 봐야 한다.


유족 소장품을 포함해도 벌써 500점이 아닌가.


유화는 모르지만 스케치 드로잉은 많이 남아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도쿄=이성구 미술전문기자 s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