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주는 대표이사 회장,아들은 대표이사 부회장,사위는 대표이사 사장,며느리는 부사장.' 라면 업체 삼양식품의 경영진 구성이다. 이 회사는 창업주인 전중윤 회장(86)과 전 회장의 사위인 서정호 사장(62)이 공동 대표를 맡고 있다가 지난 6일 이사회를 열고 삼양판지 사장으로 있던 전 회장의 장남 전인장씨(42)를 대표 부회장에 앉혀 창업주 일가 3인의 공동 대표 체제를 갖추었다. 또 신임 전 부회장의 부인으로 창업주의 맏며느리인 김정수씨(41)는 2002년부터 부사장(영업본부장)을 맡고 있다. 회사 4대 요직을 창업주 일가가 모조리 독식하고 있는 것으로 전문 경영인을 중시하는 최근 상장 기업의 경영 풍토와는 완전히 '거꾸로' 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번에 공동 대표에 오른 전 부회장은 지난 2003년 삼양식품 대표 사장에서 계열사 대표로 물러나 있다가 컴백한 케이스.삼양식품측은 "전 부회장은 계열사 관리를 총괄하게 될 것"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경영권을 2세로 넘기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하고 있다. 삼양식품의 경영진 구도에 대해 증시 및 업계의 시각은 곱지 않다. 국내 한 유력증권사의 H 애널리스트는 "창업주 일가가 며느리까지 포함해 4명씩이나 핵심 자리를 독차지하고 있는 것은 상당히 모양새가 좋지 않다"며 "대부분의 회사들이 오너측 1∼2명 외에는 전문경영인을 포진시키고 있는 것과 대조를 이루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증권사의 L 애널리스트는 "삼양식품이 화의 탈피를 계기로 증시에서의 관심이 과거보다는 높아졌다"며 "그러나 이같은 기업 지배구조는 향후 주가에 부정적인 요소로 작용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성민 기자 smy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