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열한 비즈니스가 70∼80대 노인 최고경영자(CEO)를 더욱 정력적으로 일하게 만든다.'


안락의자에 앉아 조용하고 편안한 노년을 보낼 만한 70∼80대 고령의 기업인들이 미국 기업에서 젊은 CEO 못지 않게 왕성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6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최근 GM의 주식을 공개매수하겠다고 선언,미국 월가와 세계 자동차업계의 주목을 받은 억만장자 커크 커코리안(87)을 비롯 '워크홀릭(일 중독자)'으로 통하는 뉴스코프의 회장 루퍼트 머독(74),미디어그룹 바이아컴의 회장 섬너 레드스톤(81),벅셔 해서웨이의 회장 워런 버핏(74),AIG의 전 회장 모리스 그린버그(80) 등이 대표적인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미국 기업에서는 대개 65세가 지나면 CEO 자리에서 물러나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커크 커코리안 등과 같은 '나이를 잊은' 고령의 기업인은 낙관주의와 건강한 나르시시즘으로 무장하고 어떤 음식을 먹고,어떤 운동을 해야 자신의 건강을 유지할 수 있는지를 깨우쳐 정열적으로 기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섬너 레드스톤은 사업상의 외롭고 힘든 결단을 거듭하면서 더욱 강하게 단련한 케이스.


그는 65세를 넘기고 나서 사업에서 중요한 거래의 대부분을 치러냈다.


"바로 오늘이 과거 어느 때보다 최선을 다해 열심히 일하는 날이고,그것은 돈을 벌기 위해서가 아니라 승리하기 위해서"라는 게 그의 지론이다.


루퍼트 머독은 지난 90년대 초 60대 초반일 때 가족과 지중해에서 요트 여행을 하면서도 중요한 거래에 대한 협상을 벌였다는 일화로 유명하다.


그는 적어도 몇 십년은 더 일할 수 있는 건강한 몸과 정신을 유지하기 위해 매일 헬스클럽에서 운동하는 것을 거르지 않는다.


나이가 아니라 회계부정 스캔들로 물러난 모리스 그린버그도 건강관리에 애쓰고 있다.


그는 친구들에게 앞으로 20년은 더 일할 것이라고 말하며 체력단련장을 정기적으로 가고 영양제 복용을 게을리하지 않는다.


자신의 나이에 맞게 일의 속도를 조절하는 CEO도 있다.


커크 커코리안은 너무 흥분하는 것을 경계하고 차분한 태도로 사업을 벌인다.


월가는 이런 그를 '돌아온 커코리안'이라고 부르면서 수십년 전 MGM 컬럼비아픽처스 크라이슬러 등과 겨루었던 일을 떠올리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아시아의 왕성한 고령 CEO로 홍콩의 해운·소매·에너지·통신 그룹인 허치슨왐포아의 리카싱(76)을 꼽았다.


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