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싱가포르 국영 투자회사인 테마섹이 수익률을 보장받는 조건으로 하나은행과 컨소시엄을 구성한 경우 대한투자증권을 하나은행-테마섹 컨소시엄에 매각하지 않기로 했다. 또 우리금융 대우조선 대우건설 등 공적자금이 투입된 금융회사나 기업을 매각할 때도 이처럼 전략적 투자를 가장한 '변칙 컨소시엄'은 협상 대상에서 배제할 방침이다. 김교식 공적자금관리위원회 사무국장은 4일 "하나은행측과 대투증권 매각 본계약을 맺을 때 하나은행이 테마섹에 일정 수익률을 보장하고 컨소시엄을 구성한다면 대투증권을 매각하지 않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밝혔다. 따라서 테마섹은 위험을 안고 투자하는 방식으로 하나은행과 제대로 된 컨소시엄을 구성하든지,아니면 투자를 포기하든지 선택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 국장은 "하나은행이 테마섹에 수익률을 보장해주면 사실상 차입금을 안고 대투증권을 인수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이 경우 대투증권 경영정상화에 부담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정부로서는 승인해 줄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러한 방침은 공적자금이 투입된 다른 금융회사나 기업을 매각할 때도 마찬가지로 적용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공자위는 다만 수익률을 보장받는 투자자의 컨소시엄 내 비중이 작을 경우(예를 들어 10% 이하 등)는 예외로 인정해 주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앞서 김종열 하나은행장은 지난 2일 "대투증권 인수 때 테마섹에 지분을 49%까지 배정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지만 테마섹이 3년간 연 10%의 복리 수익률을 요구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대투증권 단독 인수 방침을 밝힌 바 있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