닷컴기업인 라이브도어의 후지TV '사냥' 시도에 놀란 일본 기업들이 적대적 인수ㆍ합병(M&A)을 저지하기 위한 방어책을 앞다퉈 마련할 움직임이다. 니혼게이자이(日經)신문은 일본 3위 반도체 업체인 NEC가 오는 6월 주주총회에서 발행가능한 총주식인 수권자본을 현재의 2배 이상인 75억주로 확대, 신속한 신주발행 등을 통해 적대적매수자의 지분률을 끌어내리는 방어책을 제안하기로 했다고 4일 보도했다. 현재 NEC의 발행주식 총수는 19억3천만주로 수권자본(32억주)의 60% 정도에 달하고 있다. 이를 배 이상으로 늘려놓으면 적대적매수자가 주식의 대량매집에 성공했더라도 신속히 신주를 발행, 매수자의 지분율을 끌어내려 의결권을 약화시키는 방어가 가능해진다. 앞서 마쓰시타(松下)전기산업도 신주예약권을 활용한 적대적M&A 방어책인 이른바 '독약조항'(포이즌 필)을 오는 6월 주총에서 도입키로 했다. 마쓰시타가 검토중인 방안은 적대적 M&A세력이 주식공개매수(TOB) 등을 통해 발행주식의 20% 이상을 매집할 경우 적대적 M&A세력 이외의 우호주주에게 미리 정한 가격으로 신주를 구입할 수 있는 권리를 주는 방식이다. 마쓰시타의 주식시가총액은 4조엔 정도지만 현금과 예금, 유가증권 등 보유자산에서 부채를 뺀 순금융자산이 1조엔에 달하는 등 기업가치에서 차지하는 현금과 예금 비율이 높아 적대적매수자가 상대적으로 적은 자금으로 매수가 가능한 기업으로 꼽히고 있다. 또 산업용제어기기업체인 니레코가 최근 포이즌필 도입계획을 발표했고 조미료제조회사인 아지노모토(味素)가 검토에 착수했다. (도쿄=연합뉴스) 신지홍 특파원 shi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