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률 저하와 에너지값 폭등으로 시장이 위축되는 요즘엔 학교로 돌아가 확고한 투자기법을 배우는게 좋을지 모른다. 하버드는 아마도 그런 공부를 하기에 가장 좋은 곳일 것이다. 그렇다고 연간 4만달러가 넘는 비싼 돈을 내고 강의를 들으라는 얘기는 아니다. 하버드대의 펀드 매니저들이 미 국내 대학 중 최대규모인 270억달러의 자금을 어떻게 운영하는지만 공부해도 많을 걸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하버드식 투자기법을 어떻게 배울 것인가. 우선 비용과 분산투자에 집중해 최소한의 비용으로 최대한 여러가지 상품들에 나눠서 투자하는 방법을 찾는게 좋다. 지난해 하버드대가 올린 21%의 수익률까지 기대하라는 말은 아니지만 이는 중개인 상품보다는 지수형 뮤추얼펀드와 상장지수펀드(EFT)를 활용하는게 바람직하다는 뜻이다. 하버드식 투자기법의 첫번째 교훈은 비용절감일 것이다. 해마다 수 십억달러의 불필요한 돈이 자금 관리와 금융상품 거래 비용으로 낭비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미국내 5천개 뮤추얼펀드를 통해 투자가들이 부담한 비공개 거래 비용이 173억달러에 달한다는 분석도 있다. 비용을 줄이기 위해서는 금융 거래 비용까지 관리하는 펀드로 갈아타는게 좋다. 비용을 따지지 않고 주식을 마구 사고 파는 펀드는 수수료가 많이 나가게 마련이다. 금융기획사인 제로 알파그룹의 연구에 따르면 이처럼 적극적으로 상품을 사고 파는 펀드들의 거래 수수료는 연 0.48%에 달한 반면, 지수형 펀드들의 수수료는 0.064%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따라서 지수형 펀드나 EFT처럼 비용과 거래 수수료가 낮은 상품으로 갈아탄다면 뜻밖의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 예컨대 금융비용이 연 1%인 수익률 8%짜리 50만달러의 노후자금을 비용 0.20%인 지수형 펀드로 바꾼다면, 20년 후엔 33만3천달러를 더 모을 수 있다. 하버드의 투자 포트폴리오는 어떤가. 지난해 하버드는 전체 자금의 19%만을 미국 내 주식에 투자했다. 반면 신흥경제국 증시 투자비율이 20%를 넘었고 국내외 채권에 16%, 헤지펀드와 부동산, 상품 등에 29%를 넣었다. 나머지는 비상장 주식, 현금 등으로 운용했다. 따라서 미국내 주식 투자비율이 너무 높을 경우 이중 일부를 해외증시로 돌리는 등의 방식으로 투자상품을 다양화 한다면 시장에 따라 자동적으로 수익률이 높아질 수 있을 것이다. 여러가지 투자에 따른 위험과 수익률, 다양한 시장상황에서의 자금운용 등을 스스로 익힌다면 하버드식 투자기법은 큰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스스로 모든 걸 이해하고, 최고의 투자자문을 받을 수도 없는 상황에서는 하버드식 투자기법을 조심스레 참고하는게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뉴욕 블룸버그=연합뉴스) lk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