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골퍼가 된 뒤 17년만의 첫 승. 한때는 피자와 신문을 배달하며 혹독한 선수생활을 했던 '무명 골퍼'는 시상식에서도 믿어지지 않는다는 듯 한동안 트로피를 두 손으로 움켜쥐고 있었다.


생애 첫 승이라는 감격도 벅찼지만 비제이 싱(42ㆍ피지),크리스 디마르코(37ㆍ미국) 등 내로라하는 선수들을 따돌리고 차지한 버젓한 챔피언 타이틀이 아닌가.


이름도 생소한 팀 페트로빅(39ㆍ미국)은 2일(한국시간) 미국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의 루이지애나TPC(파72)에서 끝난 미국PGA투어 취리히클래식(총상금 5백50만달러)에서 연장전 끝에 우승컵을 안았다. 페트로빅은 정규라운드 마지막홀에서 약 6m 거리의 버디퍼트에 극적으로 성공,4라운드 합계 13언더파 2백75타(72ㆍ69ㆍ66ㆍ68)로 '루키' 제임스 드리스콜(28ㆍ미국)과 공동선두를 이룬 뒤 18번홀(파5)에서 치러진 연장 첫홀에서 파를 잡고 생애 처음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페트로빅은 지난 88년 프로가 된 뒤 2002년 미PGA투어에 합류하기까지 피자ㆍ신문배달 등의 잡일을 하면서 2부투어에서 기량을 닦았다. 그러나 2부투어에서도 우승은 한번도 하지 못하고 2위만 두차례 했을뿐이다.


미PGA투어에 들어와서도 2002년 세인트주드클래식,2003년 84럼버클래식에서 2위를 한 것이 최고성적. 페트로빅은 프로데뷔 후 17년만에 거둔 '늦깎이 우승'으로 생애 최다인 거금 99만달러(약 10억원)를 챙겼다.


3라운드 선두 디마르코는 최종일 마지막홀에서 보기를 범해 1타차로 연장돌입 기회를 잡지 못하고 1타차 공동 3위에 머물렀다.


그의 합계 스코어는 12언더파 2백76타. 디마르코는 지난 2002년 피닉스오픈 후 이번 대회까지 여섯차례나 우승문턱에서 좌절하며 2위에 머물렀다. 2개 대회 연속 타이틀 방어에 나섰던 싱은 합계 5언더파 2백83타로 공동 21위,위창수(33ㆍ테일러메이드)는 합계 3오버파 2백91타로 공동 68위에 머물렀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