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MBA 지원자 크게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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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경영학석사(MBA) 과정이 위기를 맞고 있다.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는 '출세와 고액 연봉'의 상징이었던 미국 MBA 코스가 최근 지원자수가 줄어 일부는 존폐위기까지 맞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29일 보도했다.
FT는 한때 미국내 웬만한 MBA과정은 중국을 비롯 아시아계 지원자들로 북적거렸지만 지금은 상위 몇십개 대학을 제외하고는 지원자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며 이같이 전했다.
실제 미국내 풀 타임 MBA 코스 가운데 80% 이상이 1년전에 비해 지원자 수가 줄었다. 파트 타임 MBA도 지원자가 늘거나 그대로라는 곳은 20%를 조금 넘은 반면 줄었다는 곳은 40%를 넘고 있다.
이처럼 지원자가 감소하는 이유는 비용은 많이 드는데 비해 교육 내용과 질이 그렇게 만족스럽지 못하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소위 '잘나가는' MBA 코스를 마치려면 20개월간 평균 10만달러(약1억원)가 든다.
그러나 유럽에서 MBA 과정을 마치는 데는 비용이 절반 내지 3분의 2 정도면 되고 기간도 상대적으로 짧다.
교육의 질도 문제다.
많은 학자들이 미국 MBA 과정들이 실제 기업 현장에서 필요한 지식보다 쓸데없는 이론적인 내용을 가르치는데 몰두하고 있다고 비난한다.
기업의 채용 담당자들 역시 MBA 출신들이 대인관계 커뮤니케이션 등의 분야에서 부족한 부분이 많다고 지적한다.
미국과 유럽에서 MBA 코스가 많이 늘어난 것도 MBA 인기가 떨어지는 이유다.
미국 MBA 코스는 최근 수년간 급증,1970년대 약 2백여개이던 것이 현재는 5백개를 넘는다. 영국과 독일도 각각 1백개가 넘는 MBA 프로그램을 보유하고 있다.
졸업자 수가 늘어나 희소가치가 떨어지고 있다는 점도 원인으로 꼽힌다. MBA 자격취득자 수는 1955년 3천명에서 90년대말 10만명으로 늘었고 현재는 더욱 늘어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에 따라 FT는 세계 10대 MBA 중에는 하버드 등 미국 MBA가 7개나 올라있지만 실제 수업료 등 투입비용 대비 교육의 질로 따진 세계 10대 랭킹에는 미국 MBA가 단 한개도 포함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김선태 기자 k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