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영·호남 출신 국회의원들이 28일 '걸쭉한' 사투리 경연을 펼쳤다.
국회 지방자치발전연구회가 지역화합을 위해 마련한 '영호남 사투리 어울림 한마당'에서다. 영남 의원들은 전라도 사투리로,호남 의원들은 경상도 사투리로 '입심'대결을 펼쳤다.
연구회 공동회장인 한나라당 김성조 의원은 인사말에서 "안녕허싱게라. 여러분들 보니 나가 참말로 겁나게 기쁘요. 글제라잉"이라고 호남 사투리를 구사,박수를 받았다.
김 의원은 "국가발전과 민주주의가 별거당가. 우리 영호남 개릴꺼 없이 잘되길 바라고 또 잘되믄 기뻐해 줌시롱 오순도순 사는 거 아니것소"라고 강조했다.
전남 여수 출신의 열린우리당 주승용 의원은 "비서가 '제캉 억수로 친한 행님한테 전화가 왔다'믄서 전화를 바까줘 '여보시요'했더니 쌩판 모르는 사람이 갱상도 사투리로 '성영이 동상,요즘 잘 지내나'카믄서 안부를 묻더라꼬예"라며 한나라당 주성영 의원과 이름이 비슷해 겪은 에피소드를 소개했다.
한나라당 김명주 의원(경남 통영·고성)은 이순신 장군 탄신일을 맞아 "한산섬 저 머다냐 달이 겁나게 밝은 밤에,바닷가 높은 망루에 혼자 안거서 질로 큰 칼을 헤리춤에 차불고,나라에 대한 허벌라게 깊은 근심에 잠겨 있는 시방,워데서 한가락 피리 소리가 이로코롬 나의 애간장을 태워분가"라며 '한산도가'를 전라도 사투리로 읊었다.
전북 전주 출신 열린우리당 채수찬 의원은 "마 아 마이 놓는 거,그기 애국하는 길임더. 칠십년대 새마실운동 맹쿠로 국가 시책으로 '아 놓기 운동'을 벌여가 스파르타식으로 밀어부치뿌야 됩니다"고 말해 폭소가 터지기도 했다.
부산 출신 열린우리당 조성래 의원은 영화 '황산벌'에 나온 의자왕과 계백장군의 대화장면을 연기했다.
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