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덱스펀드 '스위칭 매매' 충격 ‥ 2천억 프로그램 매물 쏟아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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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지수를 쫓아가도록 설계된 인덱스펀드가 보유하던 주식을 팔고 선물을 매수하는 이른바 '스위칭(교체) 매매'에 나서면서 프로그램 매물이 대거 쏟아졌다.
전문가들은 선물 베이시스(선물가격-코스피200지수)가 더 악화(백워데이션 확대)될 경우 인덱스펀드의 교체매매로 약 5천억원의 추가 프로그램 매물이 쏟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27일 증시에서 프로그램 매매는 2천4백58억원의 매도우위(차익 1천3백66억원,비차익 1천92억원)를 나타냈다.
잠재적 프로그램 매물인 매수차익거래(선물매도+주식매수) 잔액이 지난 19일 이후 올 들어 최저수준인 4천5백억원 정도에 불과한 상황에서 이처럼 대규모 프로그램 매물이 출회된 것은 연기금 투신 등의 인덱스펀드가 스위칭 매매에 나섰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인덱스펀드는 일반적으로 코스피(KOSPI)200 지수의 움직임을 그대로 쫓아가도록 운용된다.
보통 때는 코스피200을 구성하는 종목들을 시가총액 비율대로 매수후 보유하지만,코스피200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선물가격이 상대적으로 더 싸지면 왕왕 주식을 팔고 선물로 갈아타는 매매를 하게 된다.
특히 선물을 살 경우에는 15%의 증거금만 내면 되기 때문에 인덱스펀드 운용자는 나머지 85%의 돈을 단기대여 채권투자 등으로 굴리면서 추가 수익을 거둘 여지도 생기게 된다.
작년 5~6월 '차이나 쇼크'로 증시가 급락할 당시에도 인덱스펀드는 '주식→선물' 스위칭을 했다가,작년 10~12월엔 배당을 받기 위해 선물을 다시 주식으로 전환시킨 적이 있다.
이렇게 스위칭되는 인덱스펀드의 규모는 1조5천억~2조원이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산하고 있다.
이영 한화증권 연구원은 "뉴욕증시 하락 등으로 이날 투자심리가 급랭하면서 베이시스가 심한 백워데이션 상태에 빠져들자 지난 15일부터 20일 무렵까지 진행되다 최근 중단됐던 인덱스펀드의 스위칭 매매가 다시 이뤄진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이날 선물 베이시스는 장초반 -0.5 내외의 백워데이션이 발생했다가 장후반에는 -0.7~-0.8까지 악화되기도 했다.
이영 연구원은 "이날까지 인덱스펀드의 스위칭 물량은 약 1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며 "백워데이션이 지금보다 더 악화될 경우 5천억원 정도의 인덱스펀드 스위칭 물량이 추가로 출회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