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등기이사직 사임을 놓고 증권집단소송에 대비한 책임회피가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다른 재벌 계열 상장사 중 총수가 등기이사로 등재돼 있지 않는 곳이 적지 않아 '책임경영' 논란이 삼성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25일 증권집단소송법 우선 적용대상인 자산총액 2조원 이상인 상장.코스닥기업 82개사 중 대규모 기업집단 소속 54개사를 보면 이중 13개사의 경우 그룹을 실질적으로 지배하고 있는 총수가 주총에서 선임된 이사회 구성원으로 참여하고 있지 않다. 이들은 SK의 SK텔레콤.SK네트웍스, LG의 LG전자.LG화학.LG텔레콤.데이콤, 동부의 동부아남반도체.동부화재, 현대중공업, 신세계, 삼성중공업, 현대하이스코, 현대증권 등이다. 이중 신세계는 이명희 회장이 미등기임원으로 있고, LG전자와 LG화학은 강유식 ㈜LG 부회장이 등기이사로 참여하고 있다. 이에 대해 재계에서는 전문경영인에 의한 '책임경영'을 내세우고 있는데 비해 시민단체와 학계 일각에서는 실질적으로 지배를 하고 있는 재벌총수가 책임을 전면 지는 '책임경영'을 요구하고 나서는 등 서로 대립하는 모습이다. 증권선물거래소 서종남 상장제도팀장은 "이사회에 등재돼 있지 않은 총수라도 상법상 '사실상의 이사' 개념을 적용해 이사들과 함께 집단소송의 피고로 할 수는 있다"면서도 "그러나 입증책임은 소를 제기하는 소액주주들이 져야 해 책임을 묻는 측면에서 어렵다"고 지적했다. [한경닷컴 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