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제르 와이즈만 전 이스라엘 대통령이 사망했다고 이스라엘 관리들이 24일 밝혔다. 향년 81세. 일간 마리브는 와이즈만 전 대통령이 이날 저녁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노환으로 숨을 거뒀다고 전했다. 1924년생인 와이즈만 전 대통령은 1977년 리쿠드당 선거운동본부장을 맡아 노동당의 29년 독주를 무너뜨리고 리쿠드당이 집권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그는 이어 같은해 12월 이집트를 비밀리에 방문했으며 안와르 사다트 당시 이집트 대통령과 맺은 개인적 친분을 토대로 양국 평화협상을 주도, 1978년 캠프 데이비드 평화협정을 체결하는데 기여했다. 이후 1993년 임기 5년의 대통령에 첫 선출된 뒤 98년 재선됐으나 프랑스 재벌 사업가로부터 수천달러를 받은 혐의가 검찰조사에서 드러나 2000년 중도 하차했다. 와이즈만 전 대통령은 1987년 팔레스타인인들의 이스라엘 점령반대 투쟁인 제1차 인티파다(봉기)가 발발한 뒤 야세르 아라파트가 이끄는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와의 대화를 촉구하는 등 이스라엘 정치권에서 독자적인 목소리를 낸 소수 정치인으로 기억되고 있다. (예루살렘 AP=연합뉴스) zitro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