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여의도가 만발한 벚꽃으로 연일 축제인 요즘 증시는 침울한 분위기다. 지난 주말 세계증시가 동반 하락세를 보인 가운데 삼성전자의 실적 발표로 '어닝 쇼크'에 휩싸였던 증시가 이번 주엔 기력을 좀 되찾을지 관심사다. 이번 주에도 LG전자와 삼성SDI,INI스틸 등 주요 상장기업들의 1분기(1∼3월) 실적 발표가 이어진다. 지난 주 론스타 등 외국계 펀드에 대한 국세청의 전격 세무조사 착수로 가열된 '외국자본 표적 논란'이 어떻게 전개될지도 주목된다. 지난달 말 시행된 '5%룰'(주식 대량 보유 목적 공시제도) 등을 놓고 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스(FT)가 '경제 국수주의'라며 비난하던 와중에 국세청이 칼을 뽑은 것이어서 더욱 그렇다. 최근 재건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급등하고 있는 서울 강남 집값을 잡기 위한 정부 조치도 주목된다. 정부는 일단 재건축 아파트 등의 호가를 의도적으로 올리고 있는 기획부동산 업체와 인터넷 사이트 등에 대해 집중 단속을 벌인다는 방침이다. 정부가 '무슨 수를 써서라도 집값은 안정시키겠다'고 공언해온 만큼 조만간 추가적인 고강도 투기 억제 대책이 나올 것이란 전망이 많다. 그러나 그동안 쓸 만한 대책들은 거의 다 내놓은 터라 정부 입장에선 새로운 메뉴가 마땅치 않아 고민이란 얘기도 들린다. 지난 주에 이어 이번 주에도 국회는 계속 열린다. 최근 국가인권위원회가 정부에 비정규직 관련 법안의 수정을 요구한 것을 계기로 쟁점 법안들에 대한 논쟁이 달궈질 전망이다. 정부는 부동산 가격 안정 대책의 일환으로 모든 부동산 거래를 실거래가격으로 신고하도록 하는 부동산중개업법 개정안을 비롯 국민연금법 개정안,경제특구 내 외국학교 설립 및 운영법안 등의 처리를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법안 하나하나에 대해 정부와 정치권,여야간의 입장 차이가 커 순조로운 통과는 낙관하기 힘든 형편이다. 국회에선 또 정부가 쌀시장 전면 개방을 유예하는 조건으로 중국산 사과 배 등 일부 농축산물의 수입을 검토키로 양보한 것 등에 대한 검증도 이뤄진다. 농림부는 쌀 대신 다른 품목을 양보한 것에 대해 논란이 일자 중국 등 개별 국가들과의 양자합의안을 18일 국회 농림해양수산위원회에 공개한다는 계획이다. 정부가 애초부터 솔직히 공개하고 국민의 양해를 구했어야 할 사안을 처음엔 숨기고 있다가 언론에 보도된 뒤에야 뒤늦게 공개하는 행태는 예나 지금이나 변한 게 없으니,답답하기 그지없다. 경제부 기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