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올 1분기 지난해 4분기 보다 40% 늘어난 2조1천499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 영업이익 2조원대를 회복했다. 삼성전자가 영업이익 2조원을 회복한데는 휴대폰 부문의 높은 성장세와 메모리 부문의 고수익률이 `일등공신'을 했다. 그러나 국내 시가총액 1위 업체인 삼성전자의 1분기 성적표는 당초 증권가 등의 예상치에는 못미치는 것이다. 이는 D램 가격 및 LCD 패널 가격 급락세 여파로 반도체와 LCD 부문이 적지 않은 타격을 입은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휴대폰은 IT 경기 침체에도 불구, 선전하며 화려한 실적을 자랑한 반면 반도체는 D램 가격 여파로 `주춤'했고 LCD의 경우 전분기 대비 매출은 감소했으나 이익은 다소 개선, 바닥을 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생활 가전 부문은 1분기에도 적자를 벗어나지 못했으나 적자폭은 개선됐다. 삼성전자는 "휴대폰은 시장의 둔화에도 불구, 높은 성장세를 기록했고 LCD 부문에서도 경쟁업체들과 달리 흑자를 기록, 향후 주도권을 쥘 공산이 커졌음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2분기 전망도 D램 및 LCD 공급과잉 지속 등 대외적 여건이 어두운 가운데 7세대 LCD 라인 가동 추이와 휴대폰 선전 지속 여부 등이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휴대폰 `견인차', 영업이익 2조원대 회복..예상치는 밑돌아 지난 1분기에는 3대 `캐시카우'인 휴대폰, 반도체, LCD 가운데 휴대폰의 `선전'이 반도체, LCD의 부진을 어느정도 상쇄하는 양상이 뚜렷했다. 반도체 부문에서는 플래시 메모리의 `약진'이 가격 급락에 따른 D램 부문 `약체'를 상당부문 만회했다. LCD는 매출은 전분기보다 줄었지만 영업이익과 이익률은 다소 개선, 바닥을 다지고 서서히 회복국면쪽으로 접어드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 1분기 매출 13조8천122억원, 영업이익 2조1천499억원, 순이익 1조4천984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이는 사상 최대치인 4조원대의 영업이익으로 `꿈의 실적'을 기록했던 지난해 동기에 비해서는 턱없이 못미치는 것이다. 다만 전분기에 비해서는 영업이익은 40% 증가 했고 매출은 0.6%, 순이익은 18% 씩 감소했다. 삼성전자는 "전분기 대비 4억 달러 늘어난 111억달러의 수출을 기록했으나 환율 여파로 원화 기준 매출은 전분기보다 소폭 줄었다"며 "순이익은 삼성카드의 대규모 충당금 설정에 따른 지분법 평가 손실 확대 여파로 감소했으나 불확실 변수를 없앴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전했다. 부문별 매출은 ▲정보통신 4조8천500억원(휴대폰 4조6천100억원) ▲반도체 4조1천200억원 ▲LCD 2조3천700억원 ▲디지털 미디어 2조1천700억원 ▲생활가전 8천억원으로 정보통신과 생활 가전을 제외한 전 부문이 전분기보다 매출이 떨어졌다. 매출 감소율은 반도체 6%, LCD 3%, 디지털 미디어 14% 등이다. LCD의 경우 작년 동기에 비해서는 20%나 급감했다. 영업이익률도 반도체 31%, LCD 1.2%로 작년 동기(반도체 43%, LCD 35%) 대비 곤두박질쳤다. 다만 LCD의 경우 영업이익률이 전분기(0.4%)에 비해서는 개선됐다. 그러나 휴대폰을 포함한 정보통신 부문은 전분기 대비 12%의 성장세(휴대폰 15%↑)를 기록하며 전체 1분기 실적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 정보통신 부문 영업이익은 8천405억원으로 5배 이상 늘어났다. 주요 글로벌 휴대폰 메이커들의 1분기 매출.이익이 감소세를 보일 것으로 점쳐지는 가운데 삼성전자의 호조는 눈에 띄는 것이다. 영업이익률도 17%로 전분기의 3%(상여금 감안시 8%대)보다 급상승했다. 이처럼 휴대폰이 호조를 나타낸 것은 히트모델인 블루블랙폰(모델명 `D500')의 판매확대 등에 따른 것이다. 한편 디지털 미디어와 생활가전은 각각 400억원, 100억원의 영업손실로 전분기에 이어 적자를 기록했으나 적자폭은 개선됐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LCD와 디지털TV 등도 원가경쟁력을 바탕으로 리더로서의 성장 가능성을 확인해줬다"고 전했다. ◆2분기 전망 `흐림'..LCD 회복 여부 관건 2분기에도 D램 및 LCD 가격 하락세 로 공급과잉이 지속될 것으로 보여 전체적 전망은 어두운 편이다. D램 및 LCD 가격은 하반기에나 본격적 회복세에 접어들 전망이기 때문이다. 이에 더해 반도체의 경우 엘피다, 인피니온, 하이닉스 등이 300㎜ 공정 라인 증설에 앞다퉈 나서면서 1년 이내에 5곳 이상의 라인 증설이 이뤄질 예정이고 후발주자들의 가세도 디지털 TV 시장 경쟁도 가열,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다. 휴대폰 시장도 북미 및 유럽내 보급률 포화에 따라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달 본격 양산에 들어가는 세계 첫 7세대 LCD 라인인 삼성과 소니의 합작법인 `S-LCD'의 초기 성공적 안착 여부가 2분기 실적을 좌우하는 주요 바로미터로 작용할 전망이다. 주우식 IR팀장(전무)는 "2분기도 영업환경이 다소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고 있지만 LCD 7세대 라인 본격 가동과 DMB서비스 상용화 등의 신성장기반 확보로 견조한 실적을 유지해 나가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부문별로 삼성전자는 D램의 경우 2분기부터 수급이 점진적 회복세에 들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낸드 플래시 수요는 올해 내내 공급 부족이 계속될 것으로 관측됐다. LCD의 경우 대형화 추세 가속화로 10인치 이상 대형 패널 비중이 1분기 20만대에서 2분기 32만대로 57% 늘어날 예정이라고 삼성전자는 내다봤다. 휴대폰의 경우도 올해 세계 시장률(6%)을 크게 상회하는 16% 성장으로 연간 1억대 판매 기록을 세운다는 목표다. 디지털 미디어와 가전도 냉장고, 에어컨 등 계절적 요인 및 디지털 TV 성장세 지속, 내수 회복 기대 고조 등에 힘입어 흑자전환이 예고된다고 삼성전자는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송수경 기자 hanksong@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