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로 인수 우선협상대상자인 하이트맥주는 13일 공정거래위원회에 기업결합에 대한 사전심사를 청구했다. 이에 따라 맥주업계 1위 하이트맥주가 소주업계 1위 진로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최대 변수인 독과점 여부에 대한 공정위의 심사가 본격화 됐다. 공정위는 30일 이내에 심사청구에 대한 답변을 주어야 하지만 상황에 따라 90일까지 추가 연장할 수 있다. 공정위는 이날 향후 일정에 대해 맥주와 소주를 같은 시장으로 보아야 하는지 판단하고(시장획정문제) ▲시장점유율 산정및 시장집중 평가 ▲해외경쟁·신규진입 조건 분석 ▲경쟁제한성 평가 ▲진로의 회생불가 여부 판단등 5단계 걸쳐 심사하게 된다고 밝혔다. 공정위 심사의 1차 관건은 맥주와 소주의 대체성이다. 맥주와 소주를 같은 시장으로 보아야 하는지는 먼저 조사한다. 대체관계에 있어 소비자들이 차이를 두지 않고 마신다면 하이트가 소비자 선택권을 제한할 수 있으므로 공정위는 후속 독과점 여부 조사에 들어가게 된다. 대체관계에 있는지는 업계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소주를 좋아하는 소비자는 소주만 마신다는 주장이 있는 반면 불황에 소주가 많이 팔리는 점을 감안해야한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당사자인 하이트맥주는 “소주와 맥주는 가격 차이가 커 별개의 시장으로 봐야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소주와 맥주가 대체관계가 아니더라도 하이트맥주 계열 하이트주조는 별도 심사대상이다. 진로와 같은 소주업체이기 때문이다.하지만 하이트맥주는 “현재 법정관리중이며 전국시장 점유율도 1%대에 불과해 문제가 될 경우 매각할 수도 있다”고 밝혀 결정적 걸림돌이될 것 같지는 않다. 하이트맥주는 특히 “향후 FTA(자유무역협정)체결시 일본등 해외 맥주업체의 공세로부터 국내 시장을 지키기 위해서는 대형 토종 주류업체의 존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업계 일부에서는 “공정위가 3조원을 웃도는 대형 M&A를 근본적으로 제한하기는 어렵지 않겠느냐”며 하이트주조 매각이나 술가격인상시 공정위에 사전보고, ‘참이슬’시장점유율 제한등 조건부로 승인이 나올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윤성민·안재석 기자 smy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