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일본제철(닛폰스틸)이 살아나고 있다. 신일본제철은 지난 90년대 암흑기를 겪었으나 세계 철강가격 상승 등에 따른 철강산업 호황으로 화려하게 부활하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넷판은 13일 일본 최대 철강업체인 신일본제철이 지난 10년 이상 경기 침체 등으로 고전했지만 최근 2년 간 세계 철강산업 호황과 원가절감 및 구조조정 노력 등에 힘입어 향후 전망이 매우 긍정적이라고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최근 엔화 강세에도 불구하고 신일본제철의 실적이 크게 호전되고 있으며 약달러 시대에서 이 회사가 각국 수출기업들의 좋은 본보기가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WSJ는 특히 엔화가 10% 이상 절상된 가운데 신일본제철의 실적이 호전된 것은 큰 의미가 있다고 지적했다. 신일본제철은 지난 3월 끝난 2004 회계연도에 매출이 3조3천억엔으로 전년보다 21% 증가한 데 힘입어 3천9백억엔의 영업이익과 2천억엔의 순이익을 올려 사상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 회사는 전년도에 5백16억엔의 적자를 냈었다. FT는 특히 신일본제철이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과정에서 전세계 철강업계에 불었던 인수합병(M&A) 바람을 거부하고 감량 경영과 중국 수출 강화를 통해 암흑기를 빠져나왔다는 점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회사는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M&A 대신 고베스틸과 스미토모스틸 등 일본 내 중소 철강업체와 연구개발 및 원료 조달,환경 문제 등에 대해 협력을 강화하고,상호 지분 보유를 통해 적대적 M&A 위협에 공동 대응하는 등 강력한 연대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미무라 아키오 신일본제철 사장은 고베스틸 등과의 합병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데 대해 "현재의 협력 관계가 지속되는 게 바람직하기 때문에 합병할 생각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세계 철강업계에서는 네덜란드에 본사를 두고 있는 미탈제철이 미국 인터내셔널철강그룹(ISG)을 45억달러에 인수,신일본제철을 제치고 세계 최대의 철강회사로 부상하는 등 M&A가 확산되면서 이 회사가 '몸집 불리기'를 위해 M&A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제기돼 왔다. FT는 신일본제철이 원자재 가격인상으로 원가 상승 압력을 받고 있지만 가격인상 요인을 최대 고객인 자동차업체들에 전가시킬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분석가들은 자동차 업체들과 철강 회사가 10∼15%선에서 가격인상 합의를 볼 것으로 예상했다. 김남국 기자 n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