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유럽에서 한판 붙자' 디지털 TV 업체들의 `동유럽행(行)'이 가속화, 동유럽 지역이 디지털 TV 생산의 새로운 `메카'로 떠오르고 있다. 세계 디지털 TV 시장이 급격한 성장세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유럽 시장이 미국과 함께 수요 성장의 주요 `견인차'로 부상하면서 동유럽 지역이 유럽 공략을 위한 전략적 생산 거점으로 각광받고 있는 것. ◆ 신규 투자, 생산 확충 '봇물' 13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유럽 PDP, LCD TV 시장 1위를 목표로 1억1천만 달러를 투입, 폴란드 므와브시 소재 제1 TV공장 인근 부지에 디지털 TV 제2공장을 세우기로 했다. 이에 따라 LG전자 폴란드 공장의 디지털 TV 생산능력은 현재의 연간 150만대에서 2006년 300만대, 2007년 400만대에 이어 2010년에는 600만대 수준으로 대폭 늘어날 전망이다. LG전자는 이번 제2공장 건설을 계기로 폴란드 공장을 전세계 디지털 TV 시장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유럽에서 2007년까지 1위에 오른다는 전략이다. LG는 올해 PDP TV 세계 1위, 2008년 LCD TV 세계 1위를 달성한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도 89년 일찌감치 헝가리에 모니터, 컬러TV 등을 생산하는 연산 300만대 공장을 건설, 동유럽에 발을 들여놓은데 이어 2003년 슬로바키아 갈란타시에 TV, 모니터, 프린터 등 영상 디스플레이 전문 공장을 추가로 설립, 동유럽 생산기지를 헝가리와 슬로바키아 등 2곳으로 이원화했다. 이어 삼성전자는 지난해 6월 슬로바키아 제2공장 가동에 돌입, 슬로바키아 공장 을 디지털 TV를 핵심축으로 하는 연산 600만대의 공장으로 업그레이드시켰다. 삼성전자는 슬로바키아 공장을 유럽 지역의 핵심 복합 영상 미디어 전초 기지로 육성한다는 전략으로 올해 12억 유로 규모의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폴란드에 디지털 TV 연구소도 운영하고 있다. ◆아날로그→디지털 기지로..서유럽 공장 속속 철수 동유럽 TV 공장들 사이에서는 최근 들어 기존 아날로그 TV 중심에서 탈피, 디지털 TV 중심으로의 생산구도 재편 작업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현재 동유럽에는 소니(슬로바키아), 필립스(폴란드, 헝가리), 마쓰시타(체코) 등 대부분 글로벌 TV 업체들이 이미 현지 생산을 위해 둥지를 튼 상태다. 이 가운데 마쓰시타의 경우 프로젝션 TV에 더해 PDP TV 추가 생산을 추진하고 있고 94년 폴란드 공장에 이어 2003년 헝가리에 추가로 공장을 세운 필립스도 아날로그 중심의 공장을 PDP, LCD TV 등 디지털 생산기지로 전환하고 있다. 대우일렉트로닉스도 지난해 폴란드 공장에 1천만 달러를 투자, LCD, PDP TV 생산라인을 대폭 증설, 디지털 기지로의 전환을 위한 전열 재정비 작업을 마무리했다. 이 공장은 연간 TV 230만대, PCB(인쇄회로기판) 300만대 규모로 올해 현지 매출이 작년보다 50% 향상된 3억5천만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대우일렉트로닉스의 폴란드 공장은 유럽 현지 여론조사기관의 조사결과 지난해 폴란드 TV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삼성전자에 이어 2002년 연산 420만대 규모의 브라운관 공장을 설립, 헝가리에 동반진출한 삼성SDI도 동유럽내 경제 활성화 및 소득증가와 맞물려 지난해부터 대형 제품 부문에 주력하고 있다. 이 회사는 완전 평면 비중을 진출 원년인 2002년 8%에서 올해 50% 수준으로까지 끌어올려 매출 확대와 수익성 향상을 극대화, 올해 3천만대 수준으로 예상되는 유럽 TV용 브라운관 시장의 25% 이상의 점유율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다른 브라운관 업체들도 새로운 성장 시장을 찾아 인건비가 비싼 서유럽 지역에서 철수, 동유럽 지역으로 생산라인을 집중하고 있다. 브라운관 세계 2위 업체인 LG필립스디스플레이는 독일, 영국, 스페인 공장을 차례로 문닫은데 이어 영국 북동부 지역 더햄에 위치한 TV 브라운관 생산공장을 오는 7월 폐쇄키로 해 유럽내 생산기반을 체코와 프랑스 중심으로 재편하게 됐다. 오리온전기도 지난 2003년초 프랑스 브라운관 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동유럽, 디지털 TV 생산 `메카' 될까 동유럽 지역은 서유럽 지역에 비해 인건비가 저렴한데다 신흥 시장으로 주목받고 있는 러시아 등 독립국가연합(CIS)과도 인접, 유럽 및 CIS의 교두보라는 점에서 디지털 TV 업체들에게 있어 새로운 `기회의 땅'이자 생산 기지로 주목받고 있다. 관세 장벽 해소도 동유럽 현지 진출의 이유 중 하나다. 이에 더해 지난해 중.동유럽 10개 국가의 유럽연합(EU) 신규 가입에 따른 경제 활성화로 시장 자체가 커지고 있고 각국 정부들도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내세워 글로벌 기업 유치에 발벗고 나서고 있다. 세계 디지털 TV 시장은 2002년만 해도 550만대 수준에 그쳤으나 지난해 1천800만대, 올해 2천800만대, 2006년 4천500만대에 이어 2007년에는 6천만대 수준으로 급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2006년 독일 월드컵,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등과 맞물린 특수도 기대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동유럽이 전 산업분야에서 새로운 생산 요충지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디지털 TV 부문도 예외는 아니다"라며 "특히 유럽 디지털 TV 수요가 크게 늘 것도 예상되는 만큼 업체들의 전략적 시장 접근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송수경 기자 hanksong@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