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인생] 유전자분석 제품 우리가 국산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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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백질의 크기를 육안으로 볼 수 있게 염색하는 시약(PRO-STAIN),세포와 조직으로부터 DNA를 추출할 때 쓰는 시약(G-SPIN),고순도 DNA를 신속히 분리하는 시약(DNA SPIN)….
인간 배아줄기세포 복제에 성공한 황우석 서울대 교수 연구실에서 쓰는 실험용 시약들이다.
그런데 내로라하는 외국 바이오 기업을 제치고 이들 제품을 황 교수에 공급한 곳은 다름 아닌 국내 토종 바이오 벤처기업이다.
각종 바이오 소재와 시약을 전문적으로 개발하고 있는 인트론바이오테크놀로지(대표 윤성준)가 주인공이다.
인트론은 이밖에도 유전자 연구시 DNA를 검출하고 정제하는 데 쓰이는 다양한 시약들을 황 교수 실험실에 공급하고 있다.
뿐만 아니다.
지난해 박사과정 학생으로 세계적 생명과학잡지인 '셀'지에 논문을 발표,화제를 모았던 경상대 장호희씨의 연구에도 인트론은 유전자 추출키트 등을 제공했다.
장씨는 셀지 논문에 인트론 제품을 사용했다는 내용을 언급하기도 했다.
지난 99년 설립된 인트론은 의약용 및 산업용 단백질 전문기업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동안 유전자 및 단백질과 관련한 연구용 시약을 비롯해 질병 진단을 위한 분자진단 제품,항생제 대체제 등을 개발해 왔다.
예전 같으면 국내 연구진들이 어쩔 수 없이 값 비싼 외국의 시약을 사용해야 했지만 인트론을 비롯한 국내 바이오 기업의 제품 출시로 폭넓은 선택을 할 수 있게 됐다고 인트론은 설명했다.
인트론 등이 시약을 비롯한 실험 장비 국산화에 톡톡히 기여한 덕분이라는 것이다.
인트론은 이밖에 가금티푸스 생균백신과 우혈청 대체물질,조류독감 항바이러스제 등 생물학 제제 개발에도 힘을 쏟아 성과를 내고 있다.
인트론은 최근 유전자의 특정부위를 선택적으로 변화시키는 기술을 개발,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이 기술은 유전자 이상으로 일어날 수 있는 각종 질환에 대한 치료법 개발뿐만 아니라 새로운 단백질 개발 등으로 다양하게 활용 가능하다.
인트론은 이 기술을 이용,인체 유용물질 등 각종 단백질 생산에 필요한 재조합 효소를 다수 개발하고 있다.
인트론은 이 같은 기술력을 앞세워 올해는 국내외 시장 공략을 보다 강화해 나가고 있다.
국내 영업망을 정비하는 한편 해외 대리점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또한 국내 생산설비를 확대하고 일본 및 미국 기업으로의 기술 라이선싱과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수출도 적극 추진키로 했다.
이를 통해 올해는 지난해보다 2배 이상 늘어난 55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이 가운데 해외 기술료로 2백만달러 가량을 거둔다는 목표를 잡았다.
신규 사업으로는 동물에 신원확인용 전자칩을 부착시켜 질병 등을 관리하는 '베텍 시스템' 공급을 추진하고 있다.
일부 동물병원에 이 시스템을 시범적으로 제공했으며 앞으로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회사측은 내다봤다.
회사 관계자는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해외 선진 바이오 기업을 따라잡기 위해 노력한 결과 이제는 기술력을 상당히 인정받게 됐다"며 "이를 바탕으로 해외 진출에도 본격 나설 방침"이라고 말했다.
장원락 기자 wr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