月 1000만원이상 버는 김명순 공인중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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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여성 창업 희망자들에게 가장 각광받는 직종중 하나가 공인중개사다.
전문 직종이라는 매력과 함께 주거용 부동산의 경우 상담 고객이 대부분 주부들이어서 남성보다 여성 중개인들이 더 환영받고 있다.
지난 2000년만 해도7%선에 불과했던 여성 공인중개사 비율은 올해 2월말 기준 26%대로 늘었고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서울 송파구 잠실동 신천역 부근에서 '센츄리21 월드부동산'을 운영하고 있는 김명순 사장.올해 41세인 그는부동산 중개업에 종사하거나 이를 마음에 두고 있는 여성들에게 귀감이 될 만한 '석세스 스토리'의 주인공이다.
김씨에게 딸린 '사장'이라는 직함은 자영업자에게 흔히 붙여주는 '듣기좋은 호칭'이 아니다.
부동산 중개 사무실 2곳에 10명의 공인중개사를 두고 있는 '중개 법인'의 대표를 맡고 있다.
전세 보증금 3천5백만원이 전부인 '가난한 아줌마'에서 7년만에 '잘 나가는 의사·변호사 부럽지 않은'고소득자로 변신한 그의 '인생 역전사'에는 어떤 비밀이 담겨있을까.
# '카더라' 아닌 정확한 정보제공
김씨가 부동산 중개업 시장에 뛰어든 것은 98년.IMF위기 당시 남편이 사업에 실패한 탓에 '호구지책'으로 강서구 가양동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의 '견습생'으로 첫발을 디뎠다.
"이때가 둘째아이 백일이 막 지났을 때에요.
남편의 사업 실패로 애기 분유값도 친척들이 대줄 정도로 어려웠을 때지요.
정말 독한 마음으로 공인중개사시험도 임신중에 공부해서 땄습니다" 고교시절 동네에서 우연히 본 여성 건축업자에게 '한없는 동경을 느꼈던'의 그의 부동산에 대한 '끼'는 이때부터 서서히 진가를 발휘하기 시작했다.
가계를 홀로 떠맡고 있다는 절박감에 남다른 열정이더해 '빠르고 제대로'중개업 일을 배워갔고 이듬해 5월 강서구 화곡동의 신축 아파트 단지앞에 첫 사무실을 냈다.
학창시절 '장영자'를 빗댄 '김영자'라는 별명을 얻었을 정도로 여장부 기질이 있는 김씨가 개업 당시 세운 목표는 '월 수입 최소 1천만원'.그는 개업 다음달부터 이 목표를 실현했고 이후 한번도 미달한 적이 없었다고 한다.
그가 소개하는 가장 큰 비결은 다름아닌 '정보의 DB(데이터 베이스)화'다.
틈나는 대로 발품을 팔아 사무실앞 신축 단지는 물론 주변 아파트에서 고객들이 궁금해 하는 '소소한' 정보를 모두 취합해 나갔다.
각 아파트 동별 세대수와 평형별 방수,층수,입주시기등과 같은 기본 정보는 물론 난방방식,월평균 관리비와 자신이 직접 그린 내부 구조까지 꼼꼼히 기록해 뒀다.
대부분 인터넷 검색만을 통해서는 알 수 없고 현장을 직접 방문하거나 관리 사무소 등에 문의해야 알 수 있는 '작지만 귀중한' 정보들이었다.
또 부동산 관련 법령에 주목해 세금 관련 법규는 물론 외국인이 국내 부동산을 취득할 때 필요한 사항등까지 스크랩을 해뒀다.
이렇게 해서 쌓인 메모는 지금까지 2백 페이지짜리 수첩 4권에 달한다.
김씨는 이를 통해 '중개업소가 지닌 국지성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었고 고객으로부터 상당한 신뢰도 얻을 수 있었다고 한다.
"예를 들어 신규 입주 아파트를 보러 온 고객이 아파트 평형과 본인이 원하는 방수가 안맞을 때 저는 다소 떨어진 지역의 기존 아파트 이더라도 고객이 원하는 구조의 아파트를 바로 알려줄 수 있습니다.
여기에 내부 배치,난방 방식,관리비등까지 정리해 주면 그 때부터 저를 보는 눈빛이 달라집니다" 또 부동산법규에 대해 문의를 하는 고객에게 '카더라'식으로 어물쩍 넘어가지 않고 정확한 지식을 알려줄 때 고객은 한층 신뢰감을 보인다는게 그의 지론이다.
김씨가 지금도 주경야독으로 법학을 공부하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 교통신호까지 확인후 개점
김씨의 또 다른 성공 비결은 '모든 것을 고객 입장에서 생각한다'는 것.김씨는 이 평범한 진리를 무척 치밀한 방법으로 실천해 왔다.
그가 중개 사무실 입지를 고르는 것만 해도 그렇다.
김씨는 자신이 잘 아는 지역을 선택한 뒤 한달 정도 그 지역을 샅샅이 훑어본다.
사무실 위치가 지하철 역에서 얼마나 가까운 지,고객에게 쉽게 찾아 올 수 있도록 할 수 있는 '지형지물'이 어떤 것이 있는지를 파악하는 것은 물론 도로 신호체계까지 확인뒤에야 점포자리를 구한다.
"경험으로 볼 때 사무실 앞에서 좌회전을 해야 하는데 좌회전 신호가 없고 더 지나서 U턴해서 와야 한다면 고객의 50%는 다른 사무실에 들르게 됩니다"신규 입주 아파트에 주력해 왔던 김씨가 해당 아파트에 반드시 입주해 살았던 것도 같은 맥락이다.
아파트 주민이 되면 더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것과 함께 소비자의 입장에서 해당 매물을 바라볼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또 중개인 자신이 직접 살고 있는 아파트를 소개할 때 고객은 더 신뢰하게 된다는게 그의 설명이다.
김씨는 사업 초기 계약이 성사될 때면 사전에 몇번이고 '연습용'계약서를 작성했다.
이유는 간단하다.
고객에게 시쳇말로 '초짜'로 보이지 않기 위해서 였다.
# 대학강단에 서고 싶어요
김 사장은 아파트 매매 중개와 함께 최근에는 국내 한 대형 이동 통신회사의 전속 중개인 일도 맡고 있다.
이 회사가 골치를 썩히던 점포 문제를 말끔히 해결해 준 실력을 인정받아 2003년말 이후 20건 정도의 대리점 개설을 중개했다.
그 덕에 수입도 늘어 그의 표현대로 '잘 나가는 의사나 변호사 부럽지 않은'소득을 올리고 있다.
입주 아파트 전문에서 상가 중개인으로 영역을 넓혀 가고 있지만 그의 꿈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내년에는 법인 부설 부동산 연구소를 오픈하고 중국 베이징에도 사무실을 낼 계획도 갖고 있다.
이를 염두에 두고 첫딸을 중국에 유학 보냈다.
그렇지만 그 무엇보다 큰 김 사장의 꿈은 대학 부동산 학과 겸임교수로 강단에 서는 것이다.
"제가 부동산 중개 업계에 발을 들여 놓았을 때 신조로 삼았던 것은 이름 석자 부끄럽지 않게 해보자는 것이었습니다.
지난 7년 동안 부동산 중개업자로 성공하는 것만 생각해 왔습니다.
중개인으로 제 수준을 한층 높일 수 있는 기회를갖고 싶습니다"
윤성민 기자 smy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