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제약업계가 급증하는 비만 인구를 겨냥,지난 19세기 '골드러시' 때처럼 '살 빼는 약' 개발에 경쟁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3일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현재 미국에서만 2백건의 살 빼는 약 개발이 진행 중이며 이를 위해 투입될 전체 연구개발(R&D) 비용은 수십억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개발중인 약들 가운데 하나는 시노피아벤티스가 임상실험을 끝낸 '아콤플리아'다. 회사측 주장에 따르면 이 약을 2년 간 복용하면 몸무게가 평균 7kg이 빠진다. 대형 제약사 머크와 바이오 벤처 나스테크는 코에 뿌리는 스프레이 타입의 식욕 억제제를 개발 중이다. 전세계는 오래전부터 살 빼는 약을 간절히 고대해왔지만 결과는 신통치 않았다. 1950년대에 나온 암피타민은 한때 대유행을 했으나 환각성이 문제가 돼 시판이 금지됐다. 90년대 히트했던 펜펜은 심장질환을 유발하는 것으로 나타나 이 약을 팔았던 와이어스 제약은 민사 소송에 걸려 조만간 총 2백10억달러를 손해배상해야 할 처지다. 현재 시판중인 약 중에도 애보트의 메리디아는 혈압을 높이고 로셰의 제니칼은 헛배부름 등의 부작용이 지적되고 있다. 정지영 기자 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