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의 의견 표출수단이나 일종의 디지털 일기장으로 시작된 블로그가 전세계를 뒤흔들고 있다. 영국 BBC 인터넷판은 4일 블로그가 기존 대중매체의 영역에 침투하며 세계적으로 유행하고 있다며 블로그가 일시적인 인터넷 유행인지 아니면 변화를 위한 민주적도구인지, 그것도 아니면 폭정의 수단인지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이제 블로거들은 자신의 블로그에서 오페라에 대한 의견에서 정치적 구호까지내용과 주제, 장소의 제한 없이 자유롭게 자신의 견해를 펼칠 수 있다. 그러나 모든 사람이 자기 생각을 자유롭게 말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국경 없는 기자회(RSF)'가 언론인의 권리에 대한 운동을 펼치고 있는 중국이 그런 경우다. 중국 반체제인사 차이충궈는 "우리는 경찰과 군부의 부패, 노동자와 농민 시위에 대해서는 얘기할 수 없다. 최소한 63명의 블로거들이 해외에 글을 발표한 혐의로체포됐다. 그들은 진정 정부의 억압에 저항하는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권위주의 정권이 블로그에 대해 걱정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강력한 전염력때문일 것이다. 많은 정권들이 위험한 민주주의라고 간주하는 블로그 내용들은 세균배양 접시의 박테리아보다 더 빨리 확산할 수 있다. RSF의 줄리언 페인은 "블로그는 표현의 자유 면에서 매우 중요한 수단이다. html이나 웹사이트 만드는 방법을 몰라도 누구나 글을 발표할 수 있다. 그것이 바로 블로그가 흥미를 끄는 이유다. 블로그는 일종의 혁명"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블로그들이 권위주의 정부만 자극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이들은 서방세계 특히 미국에서는 이미 전통 언론계에 풍파를 일으키고 있다. 블로그들은 기존 언론매체를 '주류언론'으로 칭하며 자기이익만 도모하는 기관으로 비난한다. 그러나 블로그가 '마녀사냥' 행태를 보인다는 비난도 있다. 세계편집인포럼(WEF)의 베르트랑 페커리는 블로거들의 활동이 정치운동의 냄새를 풍긴다며 블로거들에게윤리규정 같은 장벽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벌써 저명 언론인 몇 명이 블로그 때문에 자리에서 물러났다. 블로거의 오보 폭로로 물러난 CBS 앵커 댄 래더와 이라크전에서 미군이 언론인을 표적 살해했다는 말이 블로거에 의해 알려진 뒤 사임한 이슨 조던 CNN 뉴스본부장이 그런 예다. WEF의 베르트랑 페커리는 이슨 조던 CNN 뉴스본부장의 경우 "그가 틀렸더라도그는 그런 말을 할 권리가 있다"며 "그를 사임케 한 것은 언론의 자유에 대한 공격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저명 언론인들이 물러난 것은 그들에 대한 정치운동 때문이었다"며 "블로거가 사실을 확인하는 것은 좋지만 누군가를 물러나게 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인터내셔널 해럴드 트리뷴의 제임스 코넬은 "동료 언론인에게 블로그의부정적인 면이 아니라 긍정적인 면을 보라고 말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몇 명이 해고되고 실수가 폭로됐지만 그것은 블로그가 없어도 일어날 수있는 일"이라며 "더 포괄적이고 활기찬 토론을 유도하고 누구나 '무언가 잘못됐다'는 것을 알릴 수 있게 하는 것이 블로그의 긍정적 기능"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많은 사람들이 블로그가 상업적 방식에 의존하지 않고 다른 사람들과 개인적 관계를 맺을 수 있는 방식이라는 것을 인식하고 있다"며 기업들까지 블로그를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블로그에는 법률적 위험 요소가 있다. 최근 몇몇 블로거가 출시되지 않은 애플사(社)의 제품정보를 공개했다가 거래비밀법 위반으로 소송에 휘말렸다. 판사는 임시 판결에서 블로거들은 언론인들에게 적용되는 보호규정의 보호를 받을 수 없다고 밝혔다. 일부 블로거들은 언론이 특별할 게 없다고 주장하지만 법원은아직 그 의견에는 동의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scitec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