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반도체가 경영실적 호조에 힘입어 이르면 이달 중 채권단 공동관리(구조조정촉진법 적용에 따른 워크아웃)를 조기 졸업한다.


하이닉스는 이를 위해 올 상반기 중 1조6천억원에 달하는 기존 채무를 모두 상환한 뒤 1조원 이상의 신규자금을 별도로 차입한다.


동시에 하이닉스의 최대 주주인 채권단은 보유 지분(81.4%)의 30%인 1억8백만주(총 주식의 24.2%)를 주식예탁증서(DR) 형태로 해외증시에 상장,매각키로 했다.


3일 업계와 금융계에 따르면 하이닉스 채권단 운영위원회는 4일 이같은 내용의 하이닉스 공동관리 조기종료 방안에 대한 서면결의를 완료키로 했다.


채권단은 조기졸업 추진 이유로 △비메모리사업부문 매각 등을 통해 부채비율이 2000년말 2백21%에서 2004년말 48%로 낮아지는 등 재무구조가 현저히 개선됐고 △ST마이크로와의 중국 생산공장 합작투자,낸드플래시 사업 진출 등으로 중장기 생존기반을 구축하는 등 사업구조조정을 성공적으로 달성한 점 등을 꼽고 있다.


또 하나안진회계법인이 지난달 채권단에 제출한 '경영정상화 가능성 평가'에서 '경영정상화가 가능한 기업'이라는 결론이 내려진 점도 워크아웃 조기졸업을 추진하게 된 주요 배경이다.


하이닉스는 또 현행 구조조정촉진법이 채권단 관리를 졸업할 수 있는 요건으로 기존 채무를 완전 상환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만큼 늦어도 올 상반기 중 1조6천억원 상당의 회사채와 금융권 빚을 모두 갚기로 했다.


그 대신 국내외 금융사들을 상대로 새로운 차관단을 구성해 1조∼1조5천억원 상당의 신규 자금을 끌어들이기로 했다.


채권단은 또 하이닉스 보유 지분을 국내외 투자자들에게 단계적으로 매각한다는 방침 아래 우선 30% 정도의 보유 주식을 DR 형태로 해외 증시에 상장키로 했다.


채권단은 현 주가 기준으로 1조5천억원 상당의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게 된다.


하이닉스는 이같은 계획이 순조롭게 이뤄질 경우 올 하반기부터 채권단 관리를 벗어나 자율경영체제로 전환하게 되며 채권단은 운영위원회를 해체한 뒤 별도의 주주 협의회를 구성할 예정이다.


채권단이 나머지 지분을 어떤 형태로 처분할지에 대해서는 아직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국내외에서 경영권 확보를 원하는 기업들이 나올 가능성이 없지 않은데다 향후 주가 추이에 따라 매각방식도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는 최근 진로 입찰에 10개 업체가 몰릴 정도로 인수·합병(M&A)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 만큼 입찰 방식의 지분매각도 유력한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조일훈·김인식 기자 ji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