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사회를 뜨겁게 달궜던 '시아보 생사논쟁'의 여파로 생전 유서나 사전 위임장에 대한 관심이 미국 전역에서 유례없이 급증하고 있다고 AP통신이 1일 전했다. 유서나 위임장 양식을 내려받을 수 있는 웹 사이트가 불이 나고 주정부나 법률회사엔 문의 전화나 이 메일이 홍수를 이루고 있다는 것. 주정부의 생전 유서와 사전 위임장 양식을 제공하는 매릴랜드 주 웹 사이트의경우 평소 이용객이 1주일에 50명에 못미쳤으나 지난 10일간 무려 4만7천명이 양식을 내려받은 것으로 기록됐다. 시아보의 영양공급튜브가 제거된지 6일만인 지난 24일 부터 유서 양식을 구할수 있었던 뉴욕주변호사협회 웹사이트로는 7만6천장 이상의 유서 양식과 1만4천760장의 의료 대리인 지정 양식이 다운로드됐다. 생전 유서를 작성하는 컴퓨터 소프트 웨어 판매도 지난 수일간 급증했다. 또 플로리다주에 본부를 둔 '품위있는 노후'라는 단체는 미 전역은 물론 세계에서 전화와 인터넷으로 밀려드는 유서 양식 요청을 처리하기 위해 최근 담당인력을 8명에서 16명으로 늘렸다. 이 단체는 미국 36개주에서 법적 요건을 인정하는 '다섯 개 소망(Five Wishes)'이라고 널리 알려진 표준 유서 양식을 제공하는데, 평소 하루 50~100명 찾던 것이최근엔 신청자가 하루 최고 6천명까지 이르렀다. 변호사들에 따르면 노인들만이 아니라 40-50대도 생전 유서 작성에 관해 많이문의해온다는 것. "언제 무슨 일을 당할지 모르기 때문에 생전 유서를 만들어 두는 게 중요하다. 테리 시아보가 쓰러진 것은 겨우 26세 때였다"고 앨라배마변호사협회 한 관계자는말했다. 생전 유서는 작성자가 의사소통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아플 때를 대비해 미리 자신에 대한 치료 한계를 밝혀두는 것이고, 사전 위임장은 이같은 내용의 유서와 함께의료 대리인을 지정해두기 위한 것이다. 이 대리인은 작성자가 의사결정을 할 능력이 없게 되는 경우 작성자를 대신해 결정을 내리게 된다. "시아보가 만일의 경우를 대비해 자신의 입장을 문서화해 뒀더라면 이번과 같은오랜 지루한 법정 쟁송이 없었을 것"이라고 뉴욕주변호사협회의 한 관계자는 말했다. (워싱턴=연합뉴스) 윤동영 특파원 yd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