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임없는 트레이드설에 시달렸던 미국프로야구 한국인 투수 김병현(26.보스턴 레드삭스)이 끝내 `투수들의 무덤'으로 불리는 쿠어스필드를 홈구장으로 쓰는 콜로라도 로키스에 새 둥지를 틀었다. 테오 엡스타인 보스턴 단장은 31일(이하 한국시간) 김병현을 콜로라도에 내주는대신 포수 찰스 존슨(33)과 마이너리그 왼손투수 크리스 나버슨(24)을 데려오는 1대2 트레이드를 성사시켰다고 발표했다. 트레이드 조건은 올해 연봉 600만달러를 받는 김병현과 900만달러인 존슨의 연봉 균형을 맞추기 위해 콜로라도가 260만달러의 현금을 보스턴에 제공하는 것으로전해졌다. 이로써 김병현은 지난 99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유니폼을 입고 빅리그에입문, 2003년 옮긴 보스턴에서 2년을 보낸 뒤 3번째 팀에서 새 야구인생을 시작한다. 김병현은 해발 1천650m에 위치, 투수들에게 절대적으로 불리한 것으로 악명높은 쿠어스필드(관중 5만200명 수용 규모)를 홈구장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험난한 역정이 예상된다. 하지만 보스턴에서 사실상 `왕따'를 당하며 자신의 자리를 찾지 못했다는 점에선 김병현으로선 콜로라도가 오히려 새로운 기회의 땅이 될 수 있다. 김병현의 보직이 아직 불투명하지만 마무리 요원인 대만 출신의 친후이차오가부상중이어서 뒷문을 책임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 김병현은 또 광주일고 1년 후배인 최희섭(26.LA 다저스)와 같은 내셔널리그 서부지구여서 한국인 고교 선.후배간 투.타 맞대결도 더욱 빈번해질 전망이다. 지난 99년 애리조나에 입단, 미국 무대를 밟은 김병현은 2001년 뉴욕 양키스와의 월드시리즈에 동양인으로는 처음 등판, 4, 5차전에서 잇따라 9회말 2아웃 뒤 동점홈런을 맞는 악몽을 겪었으나 우여곡절 끝에 챔피언 반지를 끼었다. 2002년에는 좌절을 딛고 팀내 세이브 신기록인 (8승3패)36세이브를 올리며 재기에 성공했으나 2003년 선발 전환 시험 속에 1승5패의 초라한 성적표만 남기고 이듬해(2003년) 5월 3루수 셰이 힐런브랜드와 맞트레이드돼 보스턴 유니폼을 입었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부상과 재활, 마이너리그 추락을 경험하며 2승1패(방어율 6.23)의 부진을 겪고 양키스와의 월드시리즈 때도 마운드에 한번 서보지 못했다. 올해 시범 6경기에선 1세이브를 기록하는 등 방어율 4.70을 기록하며 부활 기미를 보였던 김병현은 최근 보스턴이 좌완 마이크 마이어스가 영입되면서 입지가 좁아졌으나 결국 트레이드돼 콜로라도에서 새롭게 시작하게 됐다. (서울=연합뉴스) 이동칠기자 chil881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