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렵고 힘들던 시절 야구가 우리에게 큰 힘을 주었던 기억을 되살릴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구자경 LG 명예회장의 차남인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56)이 31일 한국 야구 1백년 역사를 담은 사진집 '사진으로 본 한국야구 100년(1)'(새로운 사람들 刊)을 출간해 눈길을 끌고 있다.


이 책은 1905년 황성기독교청년회(YMCA) 총무 필립 질레트가 야구를 한국에 처음 소개할 때부터 현재까지의 흑백사진 8백여점을 사건별,연대별,분야별로 구분해 보여 주고 있다.


경남중 재학 시절 야구선수로 활동했던 구 회장은 오래 전부터 취미 삼아 야구 관련 사진을 모아 왔다.


그러나 1백년이나 된 우리나라 야구 역사를 보여줄 만한 변변한 책 한 권 없어 안타까워 하다 93년 스포츠 사진작가인 고 장점동씨로부터 1t 분량의 방대한 사진과 필름을 넘겨 받으면서 사진집 출간을 결심했다고 한다.


구 회장은 2000년 아마추어 야구 국가대표 출신 하일씨와 함께 발간작업에 돌입했다.


이 소식을 들은 야구계 원로들은 장롱 속에 묵혀 두었던 귀중한 자료들을 구 회장에게 보내 오는 등 모두 12만여점의 사진이 모아졌다.


이 가운데 가치가 높은 자료들이 이번 사진집을 통해 햇빛을 보게 됐다.


구 회장은 지난 62년까지의 기록 사진을 담은 이번 1권에 이어 1963년 이후 야구 역사를 정리한 2권도 준비 중이다.


한국스포츠사진연구소 이사장 겸 프로야구단 LG트윈스 고문을 맡고 있는 구 회장은 주말마다 프로야구 경기를 참관한다. 또 아마추어 야구 국가대표 선수 출신 등으로 구성된 소프트볼팀 경기에 직접 참여할 만큼 야구 마니아로 알려져 있다.


박용오 한국야구위원회 총재는 추천사를 통해 "구 회장이 역사 속에 묻힐뻔했던 한국 야구 역사를 새롭게 정리해 우리들에게 큰 감동을 선물했다"고 말했다.


최규술 기자 kyus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