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 저번 주에 한 불교박람회에서 산 거예요."지난 7일 낮 12시경 서울 동대문구 회기동 연화사 식당에서 무료 점심을 먹고 있던 대학생 김정연 씨(22)는 티셔츠를 가리키며 이같이 말했다. 티셔츠에는 '연결된 모든 세상'이라는 문구와 함께 물고기, 나무, 달, 아이 등의 그림이 프린팅돼 있었다. 모두가 하나의 생명 공동체로 연결돼 있다는 불교의 '인드라망' 사상을 담은 굿즈였다.불교박람회로 촉발된 관심이 일회성 이벤트에 그치지 않고 패션 소비로도 확장하고 있다. 불교를 모티브로 한 티셔츠와 굿즈는 온라인 플랫폼에서 1위를 기록했다. 일명 '불교코어'다.불교 패션 브랜드, 카톡 선물하기 '1위' 찍어…승복 바지도 '인기'지난 3일 불교 패션 브랜드가 카카오톡 선물하기 급상승 인기 선물 키워드 1위를 차지했다. 불교 철학과 요가 명상 문화에서 영감을 받아 티셔츠, 후드티, 모자, 키링 등 제품을 판매하는 '바반투'다. 불교박람회가 끝난 지 일주일이 지나도 불교 패션 열기는 식지 않았다. 지난 12일 기준 바반투 제품은 카카오톡 선물하기 의류 전체 순위에서 6위를 달성했다. 키링 또한 잡화·액세서리 분야에서 8위를 차지했다.불교박람회에서 첫날 오후 2시부터 입장을 마감한 불교 굿즈 브랜드 '해탈컴퍼니' 또한 데님 승복바지 등 인기가 폭발하면서 배송지연을 안내하고 있다. 해탈컴퍼니는 조기 품절을 예상해 불교박람회 당시 데님 승복바지를 일일 50장, 1인 1장으로 구매 제한을 걸어 판매했다고 설명했다.키링 등으로 은근한 취향을 드러내는 소비에서 나아가, 옷을 통해 불교 메시지를 전면에 드러내는 2030이 늘고 있다. 불교를 &
패션업계의 계절은 4개가 아닌 6개, 7개라는 말이 있다. 기후 변화로 간절기인 봄과 가을은 짧아지고 여름과 겨울은 길어진 탓에 봄·가을과 달리 여름·겨울을 2~3개로 나눠 접근하고 있는 것이다. 올해도 아직 4월이지만, 초여름에 가까운 더위가 성큼 다가왔다. 벌써부터 봄을 보낼 준비가 되지 않은 이들을 위해 숏·하프 기장의 트렌치코트가 새로운 패션 트렌드로 급부상하고 있다.패션 플랫폼 W컨셉은 지난 3월 1일부터 이달 5일까지 ‘트렌치코트’ 카테고리 매출이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55% 늘었다고 14일 밝혔다. ‘트렌치코트’, ‘하프 트렌치’, ‘숏 트렌치’ 등의 키워드 검색량이 30%가량 눈에 띄게 증가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본래 트렌치코트는 무릎 아래까지 내려오는 긴 기장으로 대표된다. 1차 세계대전 당시 영국 군인들이 비바람을 막기 위해 제작한 군복에서 유래한 탓이다. 패션 아이템으로 떠오르기 시작한 건 1990년대 홍콩 영화 ‘영웅본색’에서 긴 트렌치코트 자락을 펄럭이는 배우 주윤발의 모습이 화제가 되면서부터였다.그로부터 30여 년이 지난 지금, 트렌치코트의 허리 아랫부분이 잘려 나가기 시작했다. 긴 기장으로 주윤발과 같은 핏을 살리는 대신, 활동하기 편한 짧은 기장으로 너무 덥지 않은 여름에도 입을 수 있도록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트렌치코트가 시그니처인 버버리는 올해 봄·여름(SS) 시즌 ‘크롭 트로피컬 개버딘 메이페어 트렌치 자켓’, ‘쇼트 라이트 코튼 벨그라비아 트렌치코트’ 등 짧은 기장의 라인업을 잇달아 내놨다. 자크뮈스도 ‘숏 오발로 트렌치코트’를 출시해 시장 선점에 나섰다. 
서울 돈암동 458-1. 지금은 숙박업소가 서 있는 이 자리에 80년 전 ‘성북회화연구소’라는 문패를 단 화실이 있었다. 젊은 시절의 ‘물방울 화가’ 김창열(1929~2021), 근현대 조각의 선구자 권진규(1922~1973), 추상화 선구자 남관(1911~1990)이 한 자리에 모여 그림을 그렸다. 그 중심에 화실을 연 한국 근대미술 거장 이쾌대(1913~1965)가 있었다.1945년 해방 직후 한국 미술계는 정치판이었다. 작가들은 좌우로 나뉘어 정치색을 띤 기념전과 모금전에 앞다퉈 참여했다. 하지만 성북회화연구소에 모인 작가들은 정치 대신 미술에만 집중했다. 이념이 어떻든, 미술사조가 어떻든 예술을 사랑하는 작가라면 누구나 연구소에서 실력을 갈고닦을 수 있었다.◇이쾌대, 성북회화연구소를 열다서울 성북동 성북구립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전시 ‘1946, 성북회화연구소’는 그 시절 연구소에 몸담았던 작가들의 발자취를 조명하는 자리다. 연구소 출신의 현대미술 주요 예술가 30여명 가운데 12명의 작품 44점과 관련 기록을 모았다. 지난달 개막한 이 전시는 국내 미술 관계자들 사이에서 올 상반기 최고의 전시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이렇게 존재감 있는 전시가 구립미술관 규모에서 가능했던 건 성북구립미술관의 특수성 때문이다. 성북구립미술관은 2009년 전국 최초의 ‘구립’ 공립미술관으로 문을 열었다. 성북구 일대는 일제강점기부터 해방기까지 화가와 조각가들이 밀집해 살았던 한국 근현대미술의 중심지. 미술관은 이런 지역적 자산을 바탕으로 연고 작가들을 꾸준히 연구해왔다. 지역 밀착형 연구에서는 웬만한 국립미술관 못지않은 전문성을 쌓아온 셈이다.이번 전시는 2024년 베네치아비엔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