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꽃이 좀 늦게 피죠."


노무현 대통령은 27일 북악산 등반을 하면서 최근의 심경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이렇게 대답했다.


지난해 4월 탄핵기간 중 당시 출입기자들과 걸었던 청와대 뒤쪽 등산로와 같은 코스였다.


당시 노 대통령은 탄핵으로 답답한 심경을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이라는 옛말로 나타냈다.


'꽃이 늦게 핀다'는 말은 일본과 갈등,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의 난항,지방화 전략의 답보 등을 바라보는 심경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정상(대통령직)의 2년과 향후 3년에 대한 소감'을 묻는 질문에 노 대통령은 "답변이 준비 안 된 아이템"이라고 조심스럽게 말문을 연 뒤 "여전히 힘들고 자꾸 새로운 일이 생긴다"며 "지금 우리 모두에게 가장 어려운 것은 결국 그런 것"이라며 한국정치의 숙원인 '상생'으로 초점을 모아갔다.


노 대통령은 "정치권이 상생 얘기를 하는데 문제는 그 상생의 기반이 아직 우리들 마음속에 제대로 잘 준비돼 있지 않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