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일부 동맹국들은 미국 대통령의 새세계은행 총재 지명자에 대해 달가워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이들 국가는 그가(지지를 받지 못하는) 전쟁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 분노감도 갖고 있는 것 같다. 그는 이제 이들 국가 지도자들에게 그들의 이익을 마음에 품은 전도사이자 은행가라는 점을 확신시켜줘야 한다." 누구든지 이 기사를 읽는 사람은 당연히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새 세계은행총재로 지명한 폴 울포위츠 국방부 부장관에 관한 것으로 생각할 것이다. 23일 워싱턴 포스트에 따르면 이 기사는 지난 1967년 린든 B 존슨 전 대통령이세계은행 총재로 로버트 맥나마라 전 국방장관을 지명했을 당시 뉴욕 타임스의 앨빈셔스터 기자가 런던발로 띄운 기사이다. 절묘하게 울포위츠와 맥나마라의 상황을 비교한 이 기사에서의 전쟁은 물론 베트남전을 가리키는 말이다. 울포위츠는 경제 전문가가 아닌 국방부 고위 관리인데다 이라크전 기획자라는점에서 그의 지명 이후 유럽에서는 그가 맥나마라 처럼 개발 도상국에 대한 원조를그들의 필요가 아닌 미국의 정책에 따라 좌우할 것이라는 우려가 터져 나왔었다. 포스트는 그러나 이라크전의 주요 기획자였던 울포위츠가 지명된 후 유럽에서처음 나타났던 불평이나 신음이 가라앉고, 이제는 모든 사람이 협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총리는 이날 "독일은 협조할 것이며 울포위츠 임명이 다른 유럽 국가들에 의해 봉쇄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으며, 이탈리아, 네덜란드도 이에 동참했다. 포스트는 이러한 분위기를 감지하고는 "이제 울포위츠가 회고하는 이라크에 관한 영화가 나올 것인가 하는 것만이 궁금할 뿐" 이라고 말했다. 맥나마라 전 장관이 베트남전 관련 다큐멘터리로 지난해 아카데미상 수상작인 '전쟁의 안개'(The Fog of War)에 주인공으로 출연한 것을 상기시킨 것이다. (워싱턴=연합뉴스) 박노황 특파원 nh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