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내수부진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가계의 해외 소비지출은 큰 폭으로 증가,11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정부 1년 예산의 10분의 1에 달하는 수준이다. 23일 한국은행이 집계한 '가계의 목적별 최종소비지출'에 따르면 지난해 가계의 해외 소비지출액은 11조4천6백64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15.7% 증가했다. 해외여행경비와 유학·연수비용,해외신용카드 사용 등을 통한 물품구매액 등이 주로 포함된 가계의 해외소비지출은 최근 몇 년간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이다 지난 2003년도에 5.7%가량 줄었으나 작년 들어 다시 큰 폭으로 늘었다. 가계의 해외지출이 크게 늘어난 데 반해 지난해 가계의 국내 소비지출액은 3백86조1천1백34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2.6% 증가하는 데 그쳤다. 가계 소비가 국내에서는 침체를 거듭한 데 반해 해외에서만 아낌없이 이뤄진 양극화 현상은 교육비 등 특정부문의 지출현황을 비교하면 더욱 뚜렷해진다. 지난해 가계의 교육비 지출은 6.0% 늘어 외환위기 직후인 지난 1998년 이후 가장 낮은 증가율을 보였으나 국제수지통계상의 해외 유학·연수 비용의 증가율은 34.1%에 달했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