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의 시가총액이 세계 최대 자동차업체인 미국 제너럴모터스(GM)를 앞질렀다. 현대.기아차가 시가총액 기준으로도 글로벌 기업의 반열에 올라선 셈이다. 현대차와 기아차의 시가총액은 22일 종가기준으로 각각 12조50억원,5조1천2백10억원으로,모두 17조1천2백30억원에 달한다. 이를 미 달러화로 환산(달러당 1,009.10원 기준)하면 1백72억8천1백만달러로 GM의 시가총액 1백67억7천8백만달러(21일 종가 기준)를 넘어선다. 이로써 현대·기아차의 시가총액은 세계 자동차업계에서 도요타 닛산 혼다 다임러크라이슬러 포드에 이어 6위에 랭크됐다. 전문가들은 현대·기아차의 시가총액 규모를 감안할 때 주가가 세계 주요 자동차 업체들에 비해 저평가돼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때문에 현대차의 경우 최근 자사주 매입이 외국인의 매도를 유발해 주가가 하락한 상태이지만 하반기 실적 개선 등을 고려하면 지금이 매수 적기라고 보고 있다. ◆주가 재평가 기대감 높다 현대차 주가는 외국인 매도세에 밀려 3월 들어 5% 정도 하락했다. 외국인은 지난달 23일 이후 한 달째 줄곧 순매도하고 있다. 외국인 지분율도 54%대에서 50%선으로 떨어졌다. 이날도 주가는 전날 대비 1.10% 올랐지만 외국인은 30만주 이상 순매도했다. 외국인의 집중 매도는 현대차의 자사주 매입과 맞물려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자사주 매입이 외국인들에게 안전한 차익 실현 기회를 제공했다는 것이다. 원·달러 환율 급락에 따른 수출 채산성 악화 우려 등도 투자심리를 위축시킨 또 다른 요인으로 지목됐다. 이와 관련,한금희 LG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23일부터 시작된 자사주 매입이 막바지 단계에 이른 만큼 외국인 매도세는 수그러들 것"이라며 "하반기에 내수가 회복되면 현대차가 대형주 가운데 가장 높은 수익률을 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지금의 주가 조정은 매수 기회"라며 목표주가를 6만1천5백원에서 8만3천원으로 대폭 상향 조정했다. 강상민 동양종금증권 연구원도 "조만간 미국 앨라배마 공장이 가동되면 미국 시장에서 영업이익률이 크게 좋아져 환율 하락에 따른 수익성 악화를 상쇄할 수 있을 것"이라며 "내수 회복과 함께 하반기로 갈수록 실적 개선 모멘텀이 강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삼성증권은 기아차에 대해 "유럽시장 점유율이 상승하면서 수익성이 개선되고 있다"며 목표주가를 현재가 1만4천7백50원보다 11% 정도 높은 1만6천4백원으로 제시했다. ◆글로벌 경쟁기업보다 매력적 현대차의 세전 영업이익률은 9.4%로 세계 자동차 업체 중 일본 도요타(10.2%)와 함께 최고 수준이다. 기아차도 6.6%로 미국 GM 포드 다임러크라이슬러의 0.4∼1.6%에 비해 훨씬 높다. 그러나 순이익 대비 주가 수준을 나타내는 주가수익비율(PER)은 가장 낮은 상태다. 현대·기아차가 각각 7.9배,6.6배로 GM 9.8배,도요타 10.6배에 비해 상당히 저평가돼 있다. 자기자본이익률(ROE)에서도 도요타 혼다 등 일본 자동차 메이커에 뒤지지 않는다. 글로벌 기업과 비교할 때 현 주가 수준은 매력적이라는 얘기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