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조선중앙방송이 21일 한ㆍ미 양국의 연합전시증원연습(RSOI)과 독수리 훈련을 북침 전쟁연습이라고 비난하는 논평에서 "핵무기고를 더 늘리는 중대한 조치도 취했다"는 표현을 사용해 그 의미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는 지난 2월 10일 북한 외무성이 성명을 통해 6자 회담 무기한 중단을 발표하면서 "핵무기고를 늘리기 위한 대책을 취할 것"이라고 언급한 것과 비교해서도 더욱진전된 표현이 사용됐다는 점에서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북한의 언급이 미국에 대한 경고성 메시지를 담고 있다는 데일치된 견해를 보였다. 미국이 6자 회담 재개를 위한 성의있는 태도를 보이지 않고있다고 판단한 북한은 자신들이 핵전쟁 연습으로 간주하고 있는 대규모 합동군사훈련을 강행한 미국에 대한 강한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는 지적이다. 조선중앙방송이 논평에서 "이번 전쟁연습은 그들(미국)이 떠드는 대화니 평화니외교적 해결이니 하는 타령의 기만성을 더욱 낱낱이 드러내 보일 뿐"이라고 언급한것도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전성훈 통일연구원 박사는 북측 주장에 대해 "향후 공개적인 추가 조치를 암시하는 표현이라고 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를 통해 북한은 2월 10일 외무성발표에서 언급한 `핵무기고를 늘리기 위한 대책을 취할 것'이라는 경고가 결코 빈말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백승주 국방연구원 북한실장은 "핵무기와 관련, 북한은 다른 국가로 핵무기를확산시키든지 아니면 자체 보유 숫자를 늘리는 카드를 사용할 수 있다"고 전제하고 "따라서 이번 논평은 허풍이 아니라 실제로 핵무기 보유를 늘릴 수 있다는 북한의 협박 내지는 경고로 봐야 한다"고 풀이했다. 강정민 서울대 원자력연구센터 박사는 "이런 언급을 북한이 강조해온 이른바 `추가 조치'로까지 볼 수는 없겠지만 한 단계씩 진전된 표현을 사용함으로써 분위기를 환기시키려는 효과를 노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핵무기고를 늘렸다'는 북한의 주장이 갖는 기술적 의미에 대해서는 말 그대로 핵무기 보유 숫자를 늘렸다는 분석과 미사일 발사 또는 핵실험과 같은 '추가조치'를 암시하는 표현이라는 견해로 나뉘고 있다. 전 박사는 "핵무기고라는 표현 자체가 복수 이상의 핵무기를 뜻하는 집합명사인만큼 북한이 핵무기의 재고를 늘렸거나 비축하고 있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야 한다"고주장했다. 반면 강 박사는 "북한이 `핵무기고를 늘렸다'는 표현을 사용하긴 했지만 폐연료봉에서 플루토늄 추출을 좀더 확실하게 했다거나 이미 추출된 플루토늄을 탄두용으로 만들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며 "이대로 갈 경우 북한은 미사일 발사나 핵실험과같은 추가 조치에 착수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서울=연합뉴스) 조계창 기자 phillif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