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전통공연 가부키(歌舞伎)가 오는 4월1일부터 3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공연된다. 가부키가 원형 그대로 국내에서 공연되는 것은 지난 88년 서울올림픽 이후 17년만이다. 이번 공연은 국립극장이 마련한 한·일 전통극 교류공연의 하나로 가부키 공연후 4월9일부터 17일까지는 우리 창극 '춘향'이 같은장소에서 공연된다. 이번에 선보일 작품은 일본 최대 가부키 제작사인 '쇼치쿠 다이가부키'와 극단 '치카마쓰좌'가 공동제작한 '소네자키 신주(會根岐心中)'다. 1703년 오사카에서 실제 일어났던 남녀동반자살사건을 바탕으로 일본의 대표적 극작가 치카마쓰 몬자에몬이 각색,1719년 가부키로 올려 큰 성공을 거둔 작품이다. 이번 공연에는 일본 최고의 가부키 배우로 인정받고 있는 나카무라 간지로(73)씨가 주인공 오하쓰(유녀)역으로 출연한다. 1953년 오하쓰역으로 가부키 무대에 입문한 그는 지금까지 같은 역할로 52년간 무려 1천2백12회나 무대에 올랐다. 이번 한국공연이 끝나고 나면 '한 역할 최장기간 출연'으로 기네스북에도 등재될 예정이다. 그는 독도문제등으로 최근 한·일 관계가 껄끄러워진 상황에서 공연이 올려지는 것에 대해 "정치와 문화는 별개이며 전혀 다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할 문제"라면서 "가부키 공연을 한국관객들에게 선보일 수 있어 무척 기쁘고 긴장된다"고 말했다. 가부키는 1600년대 초반에 생겨난 서민취향의 종합예술로 춤과 노래를 곁들인 일종의 연극이다. (02)2280-4115∼6 김재창 기자 char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