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인상된 담배가격이 각종 거시지표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물가 상승에 단단히 한몫을 하고 있는 데다 내수지표 회복에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담뱃값 대폭 인상에 따라 금연자들이 늘어난 데다 상당수 애연가들이 연초 일시적으로 금연을 결심하는 '연초 효과'까지 가세,담배 생산이 부진에 빠지면서 생산 소비 등 각종 지표에 적지 않은 주름살을 끼치고 있는 것. 20일 통계청에 따르면 가격 인상으로 인한 담배생산 감소가 전체 산업생산 증가율에 마이너스 0.3%포인트 정도의 부정적 효과를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 통계청 관계자는 "지난 1월 중 산업생산 증가율이 14.2%였는데 담배 생산이 종전 수준을 유지했다면 이 수치가 14.5% 정도로 올라갔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월 중 담배 생산은 전년 동월 대비 57.0% 감소했다. 가뜩이나 찌푸린 내수지표에도 주름살을 더하고 있다. 내수용 소비재 출하는 지난 1월 중 전년 동월 대비 0.7% 줄었다. 이 중 담배 출하량은 67.5%나 감소했다. 담배를 뺄 경우 내수용 소비재 출하 감소폭(0.7%)은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었을 것이라는 게 통계청의 추산이다. 소매업 지수 등 다른 내수지표도 상황은 마찬가지. 물가도 직격탄을 맞았다. 소비자물가 산출에 반영되는 물품은 총 5백16개.이 중 담배는 가중치가 10.1(전체=1,000)로 전셋값(가중치 93.5) 휘발유가격(41.4) 이동전화료(23.7) 도시가스료(18.6) 등에 이어 10위권의 영향력을 행사한다. 통계청 관계자는 "담배가격이 갑당 5백원 오름에 따라 소비자물가가 0.31%포인트 추가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전월대비) 0.7% 가운데 절반가량이 담배 때문이라는 얘기다.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 역시 올 한햇동안은 꾸준히 0.3%포인트 정도의 상승요인을 덤으로 안고 가야 하는 셈이다.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예정대로 올해 한 차례 더 담뱃값을 올릴 경우 내수지표와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더욱 커지게 되므로 인상시기 결정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