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나가던 한의사가 사업가로 변신,제주도에 차세대형 한방 테마파크를 세우고 있어 화제다.
주인공은 최병학 BH바이오텍 대표(48). BH바이오텍은 남제주군 성산읍에 1만평 규모의 부지를 확보,한약재·건강식품·한방화장품 등을 생산하는 공장과 치료센터를 건립할 계획이다. 한약재 등은 내수시장이,치료센터는 일본이 타깃이다. 오는 7월 공장이 완공되고 12월엔 한방요양원,연구소가 문을 연다. 내년에는 클리닉센터와 미용 및 성형센터가 차례로 개설된다. 총 투자규모는 1백78억원. BH바이오텍은 올해 27억원,힐링센터가 본격 가동되는 내년 중 1백70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 대표가 창업한 건 지난 2000년 9월. 그전에는 부인 박경미 박사와 함께 서울 테헤란밸리에서 개업 한의사로 활동했다. 환자 잘 보는 '부부 한의사'로 소문나면서 한의원은 탄탄대로를 걸었으나 최 대표는 이때 과감히 사업가로 인생의 방향을 튼다. 지금은 동국대 한의대 후배인 부인 박 원장이 한의원을 도맡아 운영중이다.
사업은 생각처럼 녹록지 않았다. 전공을 살려 청정 한약재를 공급하는 회사를 세우기로 마음을 먹었지만,우선 최적의 한약재 생산지를 찾아내는 일이 이만 저만 어려운 게 아니었다. 강원도 둔내에서 전남 고흥반도의 나로도까지 전국을 샅샅이 뒤집고 다닌 끝에 제주도가 최적지라는 것을 확인했다. 최 대표는 "제주는 물과 공기가 좋은 데다 미네랄이 풍부한 화산토가 식물의 생육기간을 3개월 이상 늘려준다"고 설명했다. 최 대표의 노력과 제주도청의 적극적인 지원사격으로 올해 제주땅 30만평에서 한약재가 재배될 예정이다.
최 대표는 한의사로 활동하면서 모았던 돈과 부인이 버는 돈 대부분을 한방테마파크 프로젝트에 쏟아부었다. 현재 살고 있는 집도 담보로 잡혀 있다고. 그러나 5년 세월은 고스란히 뼈와 살이 됐다. 스트레스로 인한 기억력 감퇴를 효과적으로 예방 치료할 수 있는 한약조성물(메모라민) 등 앞으로 생산할 품목 대부분을 개발했다. 최 대표는 "무공해 한약재시장과 웰빙의료시장 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돈을 벌면 외지 섬에 무료 한의원 50개를 만드는 게 소원이라고.
남궁 덕 기자 nkdu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