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폐막한 제네바모터쇼의 가장 큰 특징은 브랜드별로 독창성은 강화하고 세그먼트 영역은 넓힌 데 있다.


자신만의 색깔을 지키면서 시장을 확대하는 쪽으로 신차를 공개하고 마케팅에 나선 느낌을 뚜렷하게 받을 수 있다.


세계 시장을 무서운 속도로 공략하고 있는 도요타가 '아이고(AYGO)'를 선보이고 미니카 시장에 뛰어든 점을 대표적인 사례로 꼽을 수 있다.


아이고는 가솔린 엔진 기술이 뛰어난 도요타와 앞선 디젤 엔진 기술을 보유한 프랑스 푸조-시트로앵과 손잡고 합작으로 개발·생산한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오는 6월 출시될 예정인 이 차는 1.0ℓ 3기통 가솔린 엔진과 1.4ℓ 커먼레일 디젤 엔진을 탑재한다.



소형 해치백 스타일이면서 A세그먼트 모델로 유럽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기아자동차의 피칸토(한국명 모닝)와 경쟁할 것으로 보인다.


피칸토는 작년 4월 유럽시장에 론칭된 뒤 지난 2월까지 총 7만대 가량 판매되며 유럽소형차 시장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GM대우도 뉴 마티즈를 시보레 브랜드로 제네바모터쇼에서 소개했다.


미국 시장을 일본 및 한국 메이커들에 잠식당하고 있는 미국 메이커들도 유럽시장 공략에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유럽인들이 선호하는 전용모델을 공개,큰 차만을 생산한다는 이미지를 불식시키는 데 주력했다.


GM은 베이비 캐딜락으로 불리는 '캐딜락 BLS' 신차발표회를 가졌다.


엡실론 아키텍처를 활용, 유럽의 작고 혼잡한 도로 여건을 감안해 개발한 소형 럭셔리 세단으로 GM은 메르세데스벤츠(C클래스)와 BMW(3시리즈) 텃밭을 효율적으로 공략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회사측은 사브의 스웨덴 공장에서 차를 생산,유럽에서 연간 1만대 이상 판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크라이슬러의 다지디비전은 C세그먼트로 분류되는 네온 콤팩트카를 대체할 '캘리버 컨셉트카'를 선보였다.


헤미엔진을 탑재해 출력을 높이고 스포티한 외관으로 유럽 소비자들의 기호에 어필할 목적으로 개발한 차다.


포드는 승용차와 스포츠레저차량(SUV)의 개념이 혼합된 크로스오버 차량의 일종인 'SAV(Sports Activity Vehicle) 컨셉트카'를 선보였다.


미국에서는 몬데오 세단과 갤럭스 미니밴 중간급으로 분류되지만 유럽에서는 미니밴 차급으로 받아들여지는 차종이다.


이에 맞서 메르세데스벤츠는 소형차가 주종을 이루는 유럽시장에서 B클래스라는 새로운 세그먼트 모델을 만들어 시장을 고급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메르세데스벤츠의 에크하르트 코드 사장은 200CDI모델을 직접 공개하며 중소형 럭셔리 세단 시장에서 확고한 우위를 지켜가겠다고 밝혔다.


BMW는 5세대 3시리즈,오펠은 2세대 자피라 미니밴,폭스바겐은 6세대 파사트를 각각 선보였다.


반면 그동안 유럽 소형차 시장을 공략하는 데 주력해 온 현대자동차는 그랜저 후속 모델인 TG를 발표하고 유럽 럭셔리 세단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드러냈다.


소형차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냈던 프랑스 시트로앵은 C6시리즈 중대형 세단을 공개하고 럭셔리 시장에 뛰어들었다.


제네바(스위스)=이익원 기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