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트디즈니는 한때 천문학적인 연봉 등으로 구설수에 올랐던 마이클 아이스너 최고경영자(CEO)의 후임으로 로버트 아이거 사장(54)을 선출했다고 14일 발표했다. 아이거는 오는 9월30일 취임한다.


디즈니이사회는 성명에서 "아이거 사장은 경험과 재능이 풍부하면서도 시야가 넓은 지도자로 디즈니의 강력한 업무 추진에 결정적으로 공헌해왔다"고 설명했다.


아이거는 지난 95년 월트 디즈니사가 캐피털 시티스/ABC를 인수했을 당시 캐피털시티스/ABC의 회장직을 맡고 있다가 디즈니로 옮겨왔으며,이후 ABC그룹 회장과 월트디즈니 인터내셔널 사장직에 차례로 올랐다.


84년부터 디즈니 CEO로 재직해 온 아이스너 회장은 그간 매출액을 18배나 늘리며 디즈니를 세계 최대의 복합ㆍ미디어 업체 중 하나로 키웠으나,창업주 가족과 경영권 분쟁을 겪은 끝에 지난해 9월 퇴임 의사를 밝힌 바 있다. 그는 아이거 사장을 후계자로 밀어왔다.


한편 디즈니의 CEO 선출과정에서 미국 최대 온라인 경매업체 e베이의 멕 휘트먼 CEO도 뛰어들었으나 디즈니 이사회와 인터뷰를 한 뒤 지난 11일 후보를 사퇴했다. 휘트먼은 지난 89년부터 92년까지 디즈니 소매상품 부문 마케팅 담당 수석부사장으로 일했으며 98년 e베이 CEO가 됐다.


유영석 기자 yoo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