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하락으로 외국인의 국내 주식투자 수익률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특히 환율 하락이 본격화되기 시작한 지난해 10월부터 올 3월까지 최근 6개월간 외국인은 환차익 3조8천억원을 포함,모두 40조원 상당의 평가이익을 거두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13일 씨티글로벌마켓증권에 따르면 외국인이 국내 증시에서 주식 순매수에 나서기 시작한 지난 2003년 4월부터 이달까지 2년새 거둔 수익률은 이 기간 환율 하락에 따른 평가익을 포함할 경우 1백%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종합주가지수가 2003년 4월 초 550선에서 최근 1,000포인트까지 오른 데 따른 평균 수익률 80%에다,환율이 당시 1천2백원선에서 최근 1천원선으로 떨어진 데 따른 환차익 20%가 더해진 결과다. 이 증권사 유동원 상무는 "외국인의 투자수익률이 시장평균치를 항상 웃돌았던 점을 감안하면 실제 수익률은 이보다 더 높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특히 환율 1천1백원 벽이 깨지기 시작한 작년 10월 이후 외국인의 수익률은 급증하는 추세다. 단순계산만으로도 이달까지 6개월간 주가 상승률 25%에다 환율 하락에 따른 수익률 10%를 합쳐 수익률이 35%에 이른다. 이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평가차익은 40조원 정도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동안 외국인은 주식을 1조3천억원어치 순매도했지만 주가 상승으로 보유금액 자체는 오히려 36조원 이상 늘어난 데다,환율 하락에 따라 덤으로 얻은 환차익이 3조8천억원에 달하기 때문이다. 유 상무는 "지난 1∼2월 두 달간 유입된 2조3천억원 이상의 외국인 순매수 자금 중 상당부분은 이같은 환차익을 겨냥한 헤지펀드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유 상무는 "외국인 핫머니는 향후에도 환율 변동성이 커질 때마다 추가로 이익 실현 물량을 내놓을 가능성이 커 증시에 상당한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