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태풍 전야' ‥ 대화복귀…강·온 대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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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의 노·사·정 사회적 대화 참여여부를 판가름짓는 '결전의 날(3월15일)'이 임박해지면서 노동계는 물론 정부 사용자 측까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번 민노총의 임시대의원대회가 어떻게 판가름나느냐에 따라 민노총의 강·온 세력(대화파와 투쟁파)간의 세력판도가 크게 달라진다. 이는 그동안 이수호 위원장이 견지해온 온건 대화노선이 승리하느냐,투쟁깃발이 올라가느냐를 의미한다. 이에 따라 올해 춘투 기류까지 영향받을 것으로 보여 귀추가 주목되는 상황이다. 현재 사회적 대화에 반대하는 전노투(사회적 합의주의 반대를 위한 전국노동자투쟁위원회) 등 강경세력들이 비록 수적으로는 열세지만 투표 자체를 봉쇄한다는 계획이어서 15일 임시대의원대회는 또다시 찬성·반대파간 물리적 충돌이 우려된다.
◆강·온파간 충돌 비상
민주노총 임시대의원대회의 주요 안건은 이 위원장 신임투표와 함께 노사정위 복귀여부 결정이다.
민주노총 내 계파간 조직구성으로 볼 때 민주적 절차에 따라 결정할 때 두 안건 모두 통과될 것이 확실하다. 하지만 반대파들이 물리력을 동원해 투표자체를 방해할 가능성이 커 집행부를 비롯한 온건파들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민주노총 내 강경파를 주도하는 전노투에는 노동자의 힘,기아현장의 힘,서울·경인지역 평등노조,현자민투위,현중 사내하청노조,노동해방학생연대,전국대학생공동행동,전해투 사회주의정치연합 등 단체가 가입돼 있다. 사회적 대화에 반대해온 이들은 최근 좌파교수들이 '민주노총의 사회적 합의 반대' 성명을 발표하면서 더욱 힘을 받으며 결사항전의 자세로 사회적 합의를 저지할 태세다.
전노투는 12일 밤 토론회를 열어 사회적 교섭안건 통과를 저지키로 결의하고 대의원대회 때는 식장 안에서 대중집회를 개최,대회자체를 무산시킬 계획이다.
전노투 관계자는 "사회적 교섭안건을 강행할 경우 지난번보다 더 강고한 저지투쟁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사회적 합의를 추진중인 현 집행부 등 온건파와 물리적 충돌이 예상되고 있다.
◆정부 '마이웨이'
정부는 이번에 민주노총이 사회적 합의참여를 결정하지 못하면 더이상의 미련을 버리고 한국노총만을 참여시킨 채 노사정위를 운영한다는 입장이다. 정부도 더이상 기다려봐야 시간만 낭비하고 아무런 실익이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김대환 장관은 이와 관련,최근 "비정규법안 처리가 늦어지며 로드맵(노사관계 선진화방안) 등 노동행정 일정도 다소 늦어지고 있다"며 "로드맵은 민주노총 대의원대회 후 실질적인 논의가 어렵다는 판단이 서면 나름대로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사정위 관계자도 "민주노총이 복귀하지 않더라도 한국노총과 함께 노사정위 개편 문제와 로드맵 논의를 진전시킬 수밖에 없다"고 못박았다.
비정규직 문제 등과 관련해서는 민주노총과 손을 잡아온 한국노총도 민주노총이 끝내 노·사·정 대화에 복귀하지 않을 경우 노동계 대표로 참석해 노동현안 논의에 적극 나설 태세다. 이용득 한국노총 위원장은 지난주 취임식에서는 '경제를 위한 대화와 대타협'을 강조,노동현안에 대한 적극적인 역할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윤기설 노동전문기자 upyk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