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감사 후 실적을 정정하는 기업이 속출하고 있다. 13일 금융감독원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12월 결산 기업들의 회계감사가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면서 종전에 잠정 집계치로 제시했던 실적을 바로잡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순이익이 급감하거나 적자 폭이 크게 확대되는 기업도 적지 않아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실제 기계장비를 만드는 화인에이티씨는 지난달 1일 공시를 통해 작년 순이익이 23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가 최근 73%나 적은 6억원으로 정정했다. 영업이익도 30억원에서 11억원으로 줄었다. 철강제품을 생산하는 해원에스티는 순이익을 30억원에서 8억원으로,전기제품을 만드는 이화전기는 21억원에서 19억원으로 각각 수정했다. 엠씨에스로직 도들샘 위자드소프트 한틀시스템 지나월드 필코전자 등은 감사 결과 적자폭이 확대됐다. 김치 생산 업체인 도들샘은 순손실 규모가 13억원에서 34억원으로,위자드소프트는 23억원에서 57억원으로 종전보다 두배 이상 늘었다. 특히 통신장비 업체인 헤드라인정보통신은 감사 결과 경상이익이 3억원 흑자에서 7천만원 적자로 돌아섰고,순이익은 6억원에서 2억원으로 감소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법인세 산정을 잘못했거나 계열사의 실적 악화에 따른 지분법 평가 손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아 실적을 정정공시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면서 "회계법인의 감사가 강화되면서 실적을 정정하는 사례가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 만큼 투자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