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미경 한국투자증권 고객자산관리부장. 그는 최근 들어 부쩍 관심이 높아진 '노후 설계'분야를 선도하는 전문가로 주가를 올리고 있다. 고객의 투자성향에 맞춰 은퇴 후 안정적인 노후생활을 지낼 수 있게 자산관리전략을 짜주는 것이 박 부장의 일이다. 한투증권이 올해 초 증권업계 최초로 노후설계 자산관리서비스인 '부자아빠 골드플랜'을 내놓은 데는 그의 역할이 컸다. 골드플랜의 기획단계 때부터 참여했던 그는 지금은 노후설계 서비스의 정착·보급에 앞장서고 있다. 박 부장은 "많은 사람들이 은퇴 이후에 대비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알면서도 하루하루 빠듯한 살림살이에 가려 준비를 자꾸 미루는 점이 안타깝다"면서 "노후준비는 가능한 한 빨리 시작하는 게 좋다"고 강조했다. 저금리와 고령화 추세가 심화되면서 노후생활에 필요한 자금 규모가 과거보다 크게 늘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그러면서 그는 문제를 하나 냈다. 현재 금리 수준으로 55세에 은퇴해 80세까지 매달 3백만원의 생활비로 살려면 은퇴시점에 얼마가 필요하겠느냐는 것이다. "6억원 정도가 필요하다"는 것이 그의 분석이다. 박 부장은 이만한 노후자금을 마련하려면 두 가지 큰 원칙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지적했다. 첫째는 '원금지키기'다. 하지만 원금보전에만 몰두해 안정상품에만 모든 자산을 넣어둬서는 곤란하다. 수익률이 물가상승률을 밑돌 경우엔 원금이 많으면 많을수록 손해가 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원금의 '실제 가치'를 보존하는 상품에 가입해야 한다는 것이 두 번째 원칙이 된다. 박 부장은 "물가상승률보다 낮은 은행 예금말고 자산의 상당부분은 적립식펀드 등 장기투자 방식을 통해 주식비중을 높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원칙 하에 다시 연령대별로 재테크 전략을 짜야 한다.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30대는 '종잣돈'을 마련하는 시기다. 박 부장은 "30대에 적어도 1억원 정도는 모아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소득의 50%를 저축하라"고 권했다. 현재 은행금리로 매달 1백만원씩 불입하면 1억원을 만드는데 약 7년이 걸린다. 적립식투자로 연금펀드나 우량주투자,장기주택마련펀드 등에 가입하면 이 기간을 다소 앞당길 수 있다. 40대는 '재산형성시기'다. 30대에 모아둔 1억원은 배당주펀드 세금우대저축 등 비교적 안정적인 자산에 재투자하고,40대에 새로 버는 소득의 30% 정도는 연금펀드 우량주투자 등에 넣는 게 좋다. 박 부장은 "40대가 끝나기 전까지 노후자금의 60%는 마련해둬야 한다"며 "이는 일반적으로 3억원대 정도"라고 말했다. 50대는 40대까지 축적된 3억원을 부동산펀드 선박펀드 지수연계펀드 세금우대저축 등 안정성이 비교적 높은 자산에 투자하고 매달 30만원 정도만 적립식형태로 주식에 투자하는 게 좋다. 쓸 시기가 다가온 만큼 주식비중을 줄이라는 얘기다. 이렇게 하면 60대부터는 안정적인 노후생활을 할 수 있게 된다는 설명이다. 그는 연령대별 재테크전략을 짤 때 일정기간마다 목표 수익률과 적립금액이 예상대로 달성됐는지를 살펴보는 '정기 검진'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수시로 투자환경이 달라지고 신종 상품도 다양해지는 만큼 이에 맞춰 재테크 방법을 보완해야 한다는 것이다. 박 부장은 "이와 함께 자신이 투자하고 있는 금융상품의 특성과 위험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어야 투자성과를 올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