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이 8일 이헌재 부총리 파문과 관련해 "참으로 송구스럽고 괴롭다"며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했습니다. 노 대통령은 이날 `국민 여러분께 드리는 글`을 통해 "해일에 휩쓸려 가는 장수를 붙잡으려고 허우적거리다가 놓쳐버린 것 같은 심정"이라고 말하고 이같이 밝혔다. 다음은 노대통령이 밝힌 담화문 전문입니다 [전문] 참으로 송구스럽습니다. 아울러 괴롭고 부끄럽습니다. 해일에 휩쓸려 가는 장수를 붙잡으려고 허우적거리다가 놓쳐버린 것 같은 심정입니다. 이헌재 부총리는 침체에 빠진 경제를 되살리기 위해 지난 1년 내내 여러 가지 정책을 준비했고 금년 상반기에는 마무리를 하려던 참이었습니다. 그래서 지난 연말에는 그만 두려는 것을 억지로 붙잡아 두었습니다. 손발을 맞추라고 몇몇 차관 인사도 보류했습니다. 본인은 ‘이제 얼추 가닥을 잡았으니 경제는 별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이미 지난 연말에 자신했습니다만, 저의 입장은 그렇지 않았습니다.그리고 수고한 열매를 보게 하고 싶었습니다. 밝혀진 것은 26년 전의 일입니다. 그 시기 그의 신분은 민간인이었고, 그것도 본인이 아닌 부인의 문제였습니다. 좋은 일은 물론 아닙니다.그러나 전투중인 장수를 바꾸지 않으면 안 될 만한 사유는 아니라고 보았습니다. 그래서 본인의 강력한 사의를 다시 물리쳤습니다. 그런데 그 이후 여러 가지 의혹이 추가로 제기되었고 이부총리는 다시 사표를 제출하였습니다. 그 의혹들이 사직의 이유라면 인사권자로서는 진위를 조사, 확인한 후에 사표의 수리나 반려를 결정하는 것이 도리일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은 이미 여론재판이 끝나버린 상황이라 더 이상 부총리의 직무를 수행하기 어렵게 되어버렸습니다. 또 이처럼 중요한 직책을 유동적인 상태로 더 끌고 가기에는 경제에도 부담이 되어 부득이 사표를 수리하고 후임자를 선임하려고 합니다. 아울러 이번에 이헌재 부총리에 대해 제기된 여러 의혹들에 대해서는 관계기관으로 하여금 명백하게 진실을 밝히도록 하겠습니다. 그래서 책임질 일이 있다면 책임을 지게 하고, 억울한 일이 있다면 억울함을 풀도록 하겠습니다. 해일처럼 밀려온 여론 앞에 책임의 소재조차 제대로 밝히지 못한 상태에서 장수를 떠내려 보내는 것은 인사권자로서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없습니다. 의혹이 제기되었을 때 진작 인사 조치를 하지 않은 것을 나무라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러나 공직자도 사람입니다. 평생 쌓아온 인격과 명예가 있습니다. 의혹이 제기된다고 앞뒤 가리지 않고 덜컥 인사를 하는 것은 인사권을 가진 사람의 도리가 아닐 것입니다. 사실을 명백히 밝힌 연후에 심사숙고하여 판단을 내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하루만 지나면 이 일은 지난 일이 될 수도 있습니다. 이번 일로 우리 정부의 경제 관리에 작은 지장이라도 생기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여 챙겨나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05년 3월 8일 대통령 노 무 현 한창호기자 chhan@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