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 위조하기 쉽더군요"..검찰, 불법복제 30대 디자이너 검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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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흥비 마련에 골몰하던 손모씨(33·디자이너)는 지난해 말 우연히 인터넷 채팅을 통해 알게된 유모씨로부터 손쉬운 돈벌이 묘안을 듣고 귀가 솔깃했다. 전문가들이나 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던 신용카드 위조가 생각보다 쉬웠기 때문.
마일리지 체크용으로 쓰는 중고 카드리더기만 있으면 나머지는 모두 인터넷에서 해결된다는 설명에 손씨는 속는 셈 치고 범행에 나섰다. 손씨는 유씨와 이익금을 반씩 나누기로 하고 곧장 세운상가에 가서 중고 카드리더기를 1백만원에 구입했다.
최근에 나오는 카드리더기는 대부분 '카드라이터' 기능까지 포함하고 있어 신용카드 제작이 가능하다는 게 유씨의 '범죄가이드'였다.
손씨는 이 기계에 유씨가 넘겨준 카드 정보 복제 프로그램을 다운로드 했다. 이후 분실신고로 못쓰게 된 폐기카드를 리더기에 넣은 뒤 유씨가 인터넷을 통해 러시아 마피아들로부터 넘겨받은 외국인 정보를 신용카드 자기띠 부분에 재입력했다.
카드 복제를 마무리한 손씨는 떨리는 마음으로 서울시내 한 가게에서 적은 금액을 결제해 봤다. 결과는 무사통과.
'완전범죄'에 고무된 손씨는 이런 식으로 무려 20여장의 카드를 복제,지난해 10월부터 올 1월 말까지 귀금속이나 전자제품과 같은 고가의 물건을 사는 방식으로 4천여만원어치를 결제했다. 그러나 이들을 수상히 여긴 한 가게 주인의 신고로 결국 덜미가 잡혔다.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는 최근 남대문 경찰서로부터 이 사건을 송치받아 손씨를 구속기소하고 달아난 공범 유씨를 수배했다.
검찰관계자는 "위조수법이 비교적 쉬운 데다,대부분 외국인 회원정보를 활용하기 때문에 국내 신용정보망에 잘 드러나지 않는 허점을 악용한 사례"라며 "아직 국내 카드사들도 자기띠를 사용하고 있는 만큼 피해예방에 힘써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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