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ㆍ일간 북펀드 조성이 활기를 띠고 있는 가운데 최근 일본 출판사 대표와 편집장,저작권 책임자 등 10여명으로 구성된 시찰단이 시장조사와 북펀드 사업 확대를 위해 한국을 방문했다. 시찰단에는 일본에서 북펀드를 가장 활발하게 운용 중인 에이지출판사의 하라다 에이지 대표를 비롯 다이아몬드사의 아사카와 마도카 해외판권 담당,아티스트하우스의 가와카미 준코 편집장,잉글리시에이전시의 하세가와 노리코 매니저,닛케이신문 출판국의 고쿠분 마사야 편집장,다이와쇼보의 아카이 히로시 편집자 등 베테랑 편집·기획·영업·제작자들이 참여했다. 북펀드는 출판사가 외부 자금을 유치해 책을 출판·판매한 뒤 수익금을 나누는 것으로 일본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신종 출판 비즈니스.한국에서도 몇몇 기업이 시험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달 25일부터 사흘간 출판사 북21과 에이전시 북코스모스로부터 한국의 출판 트렌드를 듣고 파주출판문화단지 교보문고 반디앤루니스 서점 등을 둘러봤다. 최초의 한·일 합작 출판법인인 에이지21(대표 간자와 다카히로)도 방문했다. 이들은 "한국에서 인기를 끌 만한 책을 중심으로 북펀드에 적극 투자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특히 다이아몬드사의 아사카와 해외판권 담당은 "일본 책의 한국어판 출간뿐만 아니라 한류 스타들의 출판·영상물을 일본에 소개하는 일에도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에이지출판사의 하라다 대표는 "이미 1백억원 규모의 북펀드를 조성했는데 한류와 관련한 한국 배우들의 영상까지 포함해서 좀더 영역이 넓은 콘텐츠 펀드로 키워나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다이와쇼보의 미나미 대표는 방한기간 중 에이지21 간자와 대표와 에이지출판사 하라다 대표를 만나 한국에서의 북펀드 추진 방안을 논의했다. 다이와쇼보의 상무 영업부장 편집장까지 참석한 이날 회합에서 이들은 일본에서 1백40만부나 팔린 소설 '사랑과 죽음을 바라보며(愛と死を見つめて)'를 에이지21에서 북펀드를 통해 한국어로 출간하고 동시에 한국에서 영화로 만들자는 데 합의했다. 이에 앞서 에이지21은 일본의 베스트셀러 '얘들아,너희가 나쁜 게 아니야'의 한국어판을 북펀드로 출간했으며 한국 도서의 일본어판 출간도 추진하고 있다. 고두현 기자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