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과 함께 갈만한 한식당으로 어떤 곳이 좋을까.


무조건 고급 한정식집을 찾기보다는 그들의 취향을 잘 고려하는 것이 실패하지 않는 지름길.외국인들은 방에 앉아서 음식을 먹는 것을 불편해한다.


별실이나 칸막이가 된 곳이 아닌 탁 트인 홀에서 식사하는 걸 선호한다.


음식은 물론 서비스,분위기도 깔끔해야 깊은 인상을 남길 수 있다.


외국인 접대에 적합한 식당 3곳을 추천한다.


◆육반(02-722-5494)=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뒤편에 있다.


외국인을 위한 식당으로 컨셉트를 잡고 오픈한 곳이다.


상호는 '6½'인데 보통 '육반'이라고 부른다.


유명 한정식집처럼 별실이 여러개 있는 형태가 아니다.


옆 테이블이 다 보이는 개방형 식당으로 꾸몄다.


밥과 고기가 주 메뉴다.


고기는 외국인들의 입맛에 맞게 양념된 것을 판다.


가장 잘 나가는 메뉴 '그릴플래터'(3만8천5백원)를 주문하면 간장소스로 양념한 쇠고기와 된장소스로 버무린 돼지목심,고추장 삼겹살 등 세 종류가 나온다.


테이블 위에 참숯이 든 화덕이 놓여지고 그 위에 구워 먹는다.


양념이 잘 배어 있고 입에도 잘맞는다.


소고기모둠,돼지고기모둠,갈비살,등심,삼겹살 등도 있다.


밥으로는 잔멸치를 가득 담은 '칼슘멸치솥밥''돌솥콩나물밥''돌솥팔색비빔밥' 등이 준비돼 있다.


한국 음식은 역시 밥이 맛있어야 한다며 밥을 제대로 만들기 위해 상당히 공을 들이고 있다.


소주는 '락주(樂酒)'라고 해서 소주에다 토닉워터를 혼합한 뒤 인삼 오렌지 유자 키위 보리 모과 등을 첨가해 종류별로 팔고 있다.


서양의 약주인 '리큐르'(liqueur)와 비슷하다.


문배주 안동소주 복분자주 등 전통주도 완비돼 있다.


◆사리원(02-3474-5005)=서초구 서초동에 위치해 있다.


불고기로 유명한 곳이다.


황해도 사리원 출신인 고 구분임씨가 당뇨병을 앓고 있는 남편을 위해 만든 것이 계기가 돼 3대째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


깔끔한 실내 인테리어를 갖췄고 고기굽는 연기가 나지 않아 외국 손님들이 찾아도 거부감이 없다.


메뉴판에 영어와 일어를 함께 써놨다.


입에 살살 녹는 달착지근한 불고기는 외국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메뉴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불고기는 미리 양념을 해서 재워놓다 보니 고기가 검은색으로 변해 버려 마블링이 뚜렷하고 선홍빛이 나는 신선한 고기를 선호하는 외국인들이 꺼려할 수 있다.


'사리원 불고기'는 그래서 고기를 내오기 직전 양념을 얹어 고기의 붉은 색이 살아 있도록 했다.


재료는 등심을 사용한다.


먼저 불판에 사골 육수를 붓고 난 뒤 끓기 시작하면 불고기와 쪽파,버섯 등을 넣는다.


고기는 12가지 과일과 야채로 만든 소스에 찍어 먹는다.


냉면 사리를 달라고 해서 고기,육수와 곁들여 먹어도 된다.


1인분에 2만1천원(사리 추가 3천원).직접 기계로 뽑은 냉면도 먹을 만하다.


2,3층은 단체모임이 가능하도록 해놨다.


매달 '이달의 와인'을 선정해 팔고 있다.


◆한쿡(02-555-8103)=강남구 대치동에 있으며 한정식을 세미 뷔페 형식으로 즐길 수 있는 곳이다.


1인당 2만원을 내면 마음껏 먹을 수 있다.


전통죽에서부터 야채 즉석요리 일품요리 해산물 비빔밥 떡 등 전통 한식요리들이 코너별로 마련돼 있다.


별도로 불갈비구이(1만4천원),해물파전(9천원),고등어조림(1만2천원) 등을 시켜 먹을 수 있다.


공간이 넓고 탁 트여 있다.


약간 소란스럽지만 외국인들에게는 한국 음식에 대한 호기심을 충족시키는 데 그만이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