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50년에는 미국이 스러지고 중국이 세계 최강국으로 부상한다.


중국의 라이벌인 일본은 상대적으로 몰락의 길을 걷는다.


자동차와 비디오게임 오디오 시장에서도 선두를 빼앗긴다.


한국은 첨단 기술을 바탕으로 중국의 거대한 경제우산 속에 편입되면서 급속한 경제성장을 이룬다.


21세기 후반 한국의 국민총생산액은 일본보다 높아지고 생활 수준도 크게 앞선다.'


'가상역사 21세기'(마이클 화이트·젠트리 리 지음,이순호 옮김,책과함께)에 나오는 미래의 모습이다.


저자는 각각 영국 옥스퍼드대 교수인 과학저술가와 미국 항공우주국 연구원.


이들은 과학적 사실과 역사적 상상력을 결합시켜 21세기 1백년간의 세계를 다각도로 전망한다.


상상 속의 미래를 다루고 있지만 '이미 있었던 역사'처럼 구체적이고 실증적인 예를 제시하는 인문학적 미래예측서다.


2112년이라는 가상의 시점에서 '지나온 1백년을 되돌아보며 역사를 기술하는' 독특한 서술방식으로 21세기 인류의 삶을 그린 것이다.


이 책에 따르면 2011년 최초의 복제 인간이 중국에서 태어나고 2015년에는 DNA 분석의 자동화로 암 유전자가 완전히 해독된다.


또 2016년에는 인도와 파키스탄 사이에 핵전쟁이 터진다.


2018년에는 에이즈 바이러스 백신이 개발되고 2031년에는 세계 인구가 1백억명을 돌파한다.


2020년에서 2035년까지 미국 다우지수는 연 11%의 상승률을 기록하며 호황기를 누리지만 2036년에는 주식시장 붕괴와 대공황이 세계를 덮친다.


2037년에는 중국이 무력으로 대만을 합병하고 2042년 독일은 실업률 증가로 유럽 공동체를 탈퇴했다가 9년 뒤에야 복귀한다.


2048년부터는 기독교가 약화되고 동양 사상이 세계로 확산된다.


2050년 중국의 1위 부상으로 멕시코 등 중남미 국가들이 미국의 그늘에서 탈출한다.


2069년에는 수직 이착륙이 가능한 대륙간 파라볼라 여객기가 개발돼 뉴욕과 시드니를 90분 만에 비행한다.


2099년에는 평균 수명이 1백세에 달하고 남녀간 수명차도 없어진다.


이 책은 인터넷과 유전공학,지구환경과 인식의 변화 등 인류가 당면한 모든 문제들을 대하드라마처럼 엮으면서 그 사이로 가족관계의 변화 같은 시트콤까지 곁들여 흥미롭게 읽힌다.


현재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드림웍스에서 가상 다큐멘터리로 제작 중이다.


5백36쪽,1만4천9백원.


고두현 기자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