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투기 의혹이 제기돼 곤혹스런 입장에 처한 이헌재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지난달 28일 오후부터 일체의 공식 일정을 취소한데 이어 1일에는 노무현 대통령이 참석한 3·1절 기념식에도 불참했다. 이 부총리는 이날 오전 10시 서울 이화여고 유관순기념관에서 열린 3·1절 기념식에 다른 불가피한 일정이 없음에도 김광림 차관을 대신 참석시켰다. 때문에 이 부총리가 '입장 정리를 위해 자숙의 시간을 갖는 것'이란 해석부터 '이미 청와대에 사의를 표명한 것 아니냐'는 추측까지 나오고 있다. 재경부 관계자는 "26년 전의 부동산 매입을 놓고 비난 여론이 비등한 데 대해 이 부총리가 어떻게 입장을 정리할지 숙고 중"이라며 "현재로선 공식석상에 얼굴을 드러내기가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이 부총리의 공식 일정 취소를 거취와 연계시켜 상상하는 건 무리"라며 '사의 표명설'을 강하게 부인했다. 따라서 이 부총리는 어느 정도 심경을 정리하면 부동산 투기 의혹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자연스럽게 직접 밝힐 것으로 보인다. 차병석 기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