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주가지수가 1,000포인트를 넘어서면서 투자자들의 고민은 오히려 커졌다. '사야하느냐, 아니면 조정을 기다리느냐'를 판단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1,000 포인트의 바닥을 다지며 주가가 상승세를 타는 쪽에 무게를 싣고있다. 시장의 질 자체가 달라져 주가가 오를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사상 네번째로 1,000선을 돌파하는 과정에서 변화된 체질을 확인시켜 줬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우선 과거보다 적은 거래대금으로 1,000을 돌파한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 조정을 받더라도 매물이 제한적일 것이란 얘기다. 시장의 변동성이 감소했다는 것도 관심을 끄는 대목이다. 장기투자자가 늘어난데다 거래종목들도 그만큼 우량해진 것이 그 이유다. 내수경기가 회복국면으로 전환하는 조짐을 보이고 있어 순간적으로 강한 탄력을 받는 계단식 상승도 가능할 것이란 관측도 있다. ◆큰 조정은 없다 1999년 7월 종합주가지수가 1,000선을 넘어섰을 때 거래소시장의 거래대금 20일이동평균선은 5조원대에 달했다. 지난 2002년 4월 1,000선 돌파 시도때도 거래대금 20일이동평균선은 4조3천억원선에 그려져 있었다. 그러나 이번 상승장의 거래대금 20일이동평균선은 3조원선에 머물고 있다. 이는 유동물량이 적어 지수 1,000을 돌파하는데 큰 에너지가 필요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장기투자성향의 외국인과 연기금의 꾸준한 주식매수로 거래물량이 줄었기 때문이다. 여기다 기업들도 자사주를 사들이면서 유통 주식을 거둬갔다. 물량이 없어 1,000이란 저항선이 쉽게 뚫릴 수 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따라서 증시가 조정을 받더라도 매물이 많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대세다. 하나증권 조용현 연구위원은 "거래가 급증하면 조정장에서 장기 악성매물이 많아지지만 반대의 경우 조정장은 단기화된다"며 "작년 4월 지수가 16일동안 20% 급락했다가 즉시 복원된 것도 이런 이유"라고 지적했다. ◆변동성이 줄었다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요인 중 하나는 시장의 변동성이 크다는 점이다. 지난 2000년 종합주가지수의 고점과 저점간 변동폭은 1백10.1%에 달했다. 2002년엔 60.4%였다. 하지만 작년에는 30.1%로 줄었다. 변동성이 준다는 것은 시장이 안정되고 있다는 의미다. 실제 이번 1,000포인트 돌파 과정에서도 큰 변동성은 나타나지 않았다. 하나증권 조 연구위원은 "상당수 종목이 재평가과정을 거치고 있는 결과"라고 진단했다. ◆경기회복 조짐도 호재 지난달 28일 통계청이 발표한 1월 중 경기선행지수와 동행지수는 모두 10개월만에 오름세로 돌아섰다. 신규 건설수주액도 14.9% 증가했다. LG투자증권 강현철 연구위원은 "경기가 바닥을 치고 있는 시점에서 지수가 1,000포인트를 돌파했다는 것은 상승에너지가 시장에 충만해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물론 1,000선 안착에 세번이나 실패했다는 '경험적 불안감'은 여전히 부담으로 남아있다. 또 IT주와 같은 경기민감주가 시장의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단기적으로 주가가 출렁일 가능성도 있다. 환율하락 고유가 등 잠재된 악재도 있다. 그러나 내부체질이 과거와 달라졌다는 점에서 설령 조정이 나타나도 예전과는 의미가 다를 것으로 전망된다. "지수 1,000을 다지는 과정일뿐 대세는 상승기조를 유지할 수 밖에 없다"(한화증권 이종우 리서치센터장)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조주현 기자 forest@hankyung.com